계란 온·오프라인 도매시장 열린다…사후정산 거래 개선

by원다연 기자
2021.12.20 09:29:54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계란도 도매시장을 통한 거래가 시작된다.

1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부터 계란 공판장 거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계란 공판장은 산란계 농장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계란을 출하하면 다양한 구매자들이 참여해 입찰방식과 정가·수의매매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농산물 도매시장과 같은 개념이다.

그간 계란은 산란계농가와 유통업체간 직거래로 거래가 이뤄져왔다. 거래는 가격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량과 가격이 명시된 거래명세표를 주고받은 뒤, 유통 중 시세와 유통비용 변동 등을 반영해 통상 월 단위로 사후정산하는 ‘후장기 거래’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만 사후정산시에는 대한양계협회 고시가격을 기준으로 할인율이 적용돼 농가는 출하시 판매대금을 알 수 없고, 수집주체가 정산과정에서 유통비용을 전가하는 등의 문제가 지적돼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공판장 개설로 일반농산물, 소·돼지와 같이 공판장을 통해 계란이 유통될 수 있는 새로운 유통채널이 구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계란 유통시장에 산란계농장과 수집주체간 문전거래가 정착돼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위험 등을 고려해 우선 온라인 거래 강화에 우선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거래시에는 구매자가 지정하는 장소에 직배송이 가능해 거래 편의성이 높고 상하차, 운송 등으로 인한 파각란 발생을 줄일 수 있다.

계란 공판장은 해밀, 포천축산업협동조합부터 개설되며 향후 공판장 개소수는 확대될 예정이다. 출하자로는 계란의 규격화와 표준화가 가능하고, 생산량이 많은 대형 산란계농장 및 법인 15개 내외가 참여한다.

거래 단위는 현재 농장과 수집주체 간 최소 거래단위, 물류 효율화 등 고려해 팔레트 단위(1팔레트 이상 거래 가능)로 거래·배송한다. 팔레트 1개는 360판(1만 800개), 480판(1만 4400개)으로 구성되며, 통상 5t트럭(1대)에 5040판, 3.5t트럭은 2880판, 1t트럭은 720판 수준을 적재한다.



거래방식은 최고가격을 제시한 구매희망자가 낙찰자가 되는 입찰거래와 사전에 협의된 가격으로 거래되는 정가거래 방식을 병행하고, aT 농식품거래소 인터넷망을 통해 온라인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입찰거래는 하루 1회(14~15시)로 운영하다가 계란 거래물량이 늘어나면 하루 2회(오전 10~11시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며, 정가거래는 주간(9~18시) 동안 거래가 가능하다. 출하자가 부담하는 상장수수료는 일반 농산물 도매시장의 다른 품목(4~7%)보다 낮은 2%이며, 온라인거래 시 0.6%로 낮아진다.

거래가 체결되면 문자메세지를 통해 구매자(낙찰자)에게 알리고, 거래물량은 구매자의 배송 희망장소로 직배송된다. 구매자가 배송받은 계란에 대해 검수를 완료하면 판매대금은 즉시 출하자에게 정산·지급된다. 구매자는 즉시 대금을 납부하거나 약정체결 시 30일 한도 내에서 무이자로 추후에 대금을 결제하면 된다.

농식품부는 계란 공판장 개설에 맞춰 산란계 주령, 신선도, 깨진 계란의 정도 등을 고려해 공판장 출하계란의 표준 규격을 설정했다.

아울러 내년 1월부터는 공판장 거래 가격이 계란의 시장 가격지표로 활용될 수 있도록 축평원을 통해 공표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계란 공판장 운영을 통해 개선 사항이 발견되면 적극 보완해 계란 공판장이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