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폭락, 3분기 신흥국 경제 뇌관 우려”

by김윤지 기자
2021.03.24 09:08:16

현대차증권 보고서
“아직 신흥국 부채 리스크 확산 가능성↓”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현대차증권은 터키 리라화 가치 폭락에 대해 당장 큰 문제는 아니지만 3분기 신흥국 경제 뇌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4일 현대차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을 주도해온 나지 아발 터티 중앙은행 총재가 해임되고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의 샤합 카브즈오을루 전 의원이 후임으로 임명되면서 그 여파로 터키 리라화 가치가 지난 22일(현지시간) 15%가량 급락했다.

아발 총재는 작년 코로나 위기로 경기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리라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어렵게 금리인상을 단행해 왔다. 레젭 타입 에르도안 대통령은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는 것은 개의치 않고 꾸준히 금리인하를 주장해 왔고, 아발의 후임으로 임명된 인물은 이와 의견을 같이 하는 여당 소속이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만일 후임 총재가 대통령의 입맛에 맞춰 기준금리를 내리는 방향에 대한 스탠스를 비추게 되면 리라·달러 환율은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에도 터키의 경상수지 적자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환경 속에서 중앙은행 정책까지 리라화 가치 하락을 야기한다면 조만간 터키의 대외부채 상환 리스크가 화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터키 대외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36%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신흥국 내에서도 가장 높은 편이다.

다만 신흥국 경기 개선세는 여전히 유효하고, 2분기 미국 인프라 투자에 따른 파급 효과도 기대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리라화 폭락이 신흥국의 전체적인 통화가치나 하이일드 스프레드를 흔들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3분기 달러 상승 압력이 심화되고 미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강도가 후퇴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 터키가 신흥국 경제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남아있어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