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프렌즈, '방탄 협업' BT21 힘입어 글로벌 확장 속도

by한광범 기자
2019.08.15 11:38:00

美뉴욕·LA에 초대형 매장…英·멕시코도 ''팝업스토어''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 인기로 BT21 덩달아 주목
BT21 폭발적 인기 힘입어 전 세계 주목 캐릭터 부상

라인프렌즈 뉴욕타임스퀘어 플래그십 전경. (사진=라인프렌즈)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네이버(035420)의 캐릭터 자회사 라인프렌즈가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전 세계적인 인기로, ‘BT21’의 인기도 덩달아 오르는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BT21은 2017년 라인프렌즈와 BTS의 협업으로 탄생한 캐릭터다.

라인프렌즈는 지난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775㎥(약 235평) 크기의 미국 정규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장했다. 2017년 8월 문을 연 뉴욕 타임스퀘어 플래그습 스토어에 이은 미국 내 두 번째 정규 매장이었다. 할리우드 스토어 주변엔 전날부터 1000여명 이상이 줄을 서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매장 개장 이후 첫 주말에만 1만80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라인프렌즈는 미국 외에도 영국·멕시코 등지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현지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아시아에서의 확장도 계속되고 있다. 2013년 10월 명동 팝업스토어를 통해 처음 선보인 라인프렌즈 스토어는 지난 8일 서울 강남스토어를 오픈하며 홍대·명동·이태원 등 서울 주요 명소에 초대형 플래그십을 보유하게 됐다. 중국 상하이·항저우, 도쿄 하라주쿠, 대만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도 신규 스토어를 오픈하고 있다. 이달 기준으로 전 세계 14개 국가 및 지역에 총 158개의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라인 메신저가 일본·대만·태국 등을 중심으로 2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달리 라인프렌즈는 더 많은 국가로 진출하고 있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라인프렌즈가 라인 사용자만의 캐릭터가 아닌 글로벌 캐릭터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인프렌즈의 글로벌 확장엔 BT21 캐릭터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BT21은 지난 2017년 9월 라인프렌즈가 BTS와 협업을 통해 창조한 캐릭터다. 단순히 아티스트들의 외형을 차용한 캐릭터가 아닌, BTS가 직접 초기 스케치 디자인부터 각 캐릭터 성격·세계관 설정까지 참여했다. 준비 기간에만 1년 이상이 소요됐다.

지난 6월 15일(현지 시간) 미국 LA 할리우드에 문을 연 라인스토어 LA 할리우드 플래그십 스토어 인근엔 전날부터 팬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사진=라인스토어)
BTS의 전 세계적인 인기과 맞물려 BT21 캐릭터 역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 상품은 2017년 12월 라인프렌즈 뉴욕 타임스퀘어 스토어에서 처음 공개된 후 전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BT21이 라인프렌즈의 대표 캐릭터로 부상한 것이다.

이 같은 해외 성장세에 힘입어 라인프렌즈의 외형도 급성장하고 있다. 2015년 376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6년 1010억원, 2017년 126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197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대폭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사실 글로벌로 비상 중인 라인프렌즈의 시작은 미미했다. 라인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메신저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한 이모티콘(스티커)을 통해, 현재 라인을 대표하는 브라운앤프렌즈(Brown & Friends) 4종의 캐릭터가 처음 세상에 공개됐다.

이모티콘이 처음 공개됐을 때만 해도 각 캐릭터엔 별도 이름도 없었다. 캐릭터에 대한 높은 인기로 사용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나서야 라인은 부랴부랴 이름을 부여했다.



이때문에 초기 4종의 캐릭터 이름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대표 캐릭터 ‘브라운’은 갈색이라는 이유로 해당 이름을 갖게 됐다. ‘코니’는 신중호 현 라인 공동대표의 반려동물 이름에서 따왔다. 금발머리 남성 캐릭터 ‘제임스’는 당시 경영진 중 한 명의 영문 이름이었다.

라인은 이후 7종의 오리지널 캐릭터를 추가해 현재 브라운앤프렌즈의 캐릭터는 모두 11종이다. 캐릭터별 스토리도 이후 창조됐다.

브라운앤프렌즈 등의 캐릭터들이 일본·대만·태국 등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해외 메신저 금지 정책으로 라인 메신저가 차단된 중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라인프렌즈는 2015년 1월 독립 법인으로 분사했다.

라인프렌즈는 오리지널 캐릭터인 브라운앤프렌즈 캐릭터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협업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 내고, 캐릭터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사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라인프렌즈 강남스토어 오픈 당일인 지난 8일 외국인들이 BT21 대형 피규어와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라인프렌즈)
협업을 통해 탄생한 대표 브랜드가 바로 BT21이다. BT21은 라인프렌즈의 유명 아티스트 협업 프로그램인 프렌즈 크리에이터스를 통해 BTS와 함께 선보인 캐릭터다. 이밖에도 중국 밀레니얼 세대의 우상으로 통하는 ‘왕위엔(王源)’과 협업해 ‘ROY6’ 캐릭터를 출시했다. 라인프렌즈는 BTS 등에게 해당 캐릭터에 대한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이밖에도 일반 사용자들이 직접 창조한 캐릭터 스티커를 판매하도록 한 ‘라인 크리에이터스 마켓’도 또 다른 캐릭터 IP의 원천이다.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우사마루’가 라인 크리에이터스 마켓이 발굴한 대표적 캐릭터다. 지난 5월 기준 라인 크리에이터스 마켓엔 전 세계 230개국 200만명의 독립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하고 있다.

라인프렌즈는 라인프렌즈 스토어를 통한 캐릭터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해외 유명 브랜드들과의 협업 제품을 내놓고 있다. 현재 라인프렌즈가 협업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중국 대표 IT 기업 ‘샤오미’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스노우피크’를 비롯해 △구스타프베리 △브롬톤 △뱅앤올룹슨 △라이카 등 다양한 영역의 기업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