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재은 기자
2018.09.23 11:35:06
18세 272명으로 절대 다수…만 1세 4명 등 미취학아동 12명
20세미만 청약 통장 379만여개 6.6조원 수준
국토위 민경욱 한국당 의원 "미성년자 청약제도 재검토 필요"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최근 직업이 없는 19세 미성년자가 청약과열지역에서 14억원짜리 아파트 분양권을 사서 문제가 된 가운데 최근 10년간 미성년자 331명이 청약에 당첨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인천 연수구을)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미성년자 청약 당첨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부터 2017년까지 331명의 미성년자가 청약에 당첨됐다. 여기에는 미취학아동도 12명이나 포함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전체 당첨자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11명으로 가장 많은 당첨자가 나왔으며, 충남 53명, 경남 23명, 인천 21명 순으로 나타났다.
나이별로는 만 18세가 272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고, 만 17세 25명, 만 15세 10명 순이며 만 1세 4명을 비롯한 미취학아동 12명도 당첨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 7월말 기준 20세 미만 청약 통장 보유수는 379만 450구좌로, 20세 미만 인구가 968만706명(지난 2월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2.5명 당 1명은 청약 통장에 가입한 셈이다.
20세 미만이 보유한 청약 통장 1구좌 당 평균 예치금은 174만 3194원이며 전체 금액으로 따지면 약 6조 6075억원에 달한다.
1989년 청약부금이 도입된 후 20년만인 지난 2009년 5월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새롭게 출시되면서 무주택세대주 여부와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든 1인 1계좌로 가입할 수 있게 돼 이를 이용한 탈세와 투기가 성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국토부 설명에 따르면 청약종합저축은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주고 △임대주택 건설 등 서민 주거안정 재원이 되며 △일반 예금보다 높은 금리, 소득공제 혜택으로 가입자의 자산 형성에도 도움이 되는 등 주택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선순환 기능을 담당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최근 세종시에서 미성년자가 미계약분 주택에 당첨되면서 제도의 맹점이 다시 한 번 수면위로 떠올랐다.
민경욱 의원은 “경제적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미성년자의 이른바 금수저 청약이 아파트 투기와 가격 상승에 악용되고 있다”며 “서민을 울리고 주택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미성년자 주택청약제도의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