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재호 기자
2014.08.27 09:26:43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아픔을 해결할 때 누가 그 아픔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유족도 어느 선에서 양보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염수정 추기경은 지난 26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세월호 문제 해법을 묻는 질문에 “자신이 정의를 위해 일한다는 생각에 빠지기 쉽지만 정의를 이루는 건 하느님이 하시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 말은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없다의 차원이 아니라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염수정 추기경은 “정치적 논리에 빠지고 싶지 않다”는 입장도 밝혔다. 염수정 추기경은 “예수님도 난처한 질문을 받으면 ‘하느님 것은 하느님에게,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라고만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는 지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때 나온 발언과는 약간은 다른 논조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당시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기간(14~18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세월호 유족을 만나 진심어린 위로를 전달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가족들의 진심이 서로 통하고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 어느 선에서는 양보해야 서로 뜻이 합쳐진다”며 “가족들과 진심으로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교황 방한 뒤인 지난 22일 광화문광장을 찾아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들을 만났다.
이번 염수정 추기경의 세월호 관련 발언은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염수정 세월호’, ‘염수정 세월호 유족 양보’, ‘염수정 추기경 교황’ 등의 관련 실시간 검색어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