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미영 기자
2008.06.27 10:02:47
보수적 대응 주문 속 추격매도 자제 권고
"코스피 1600~1650선 지지선 구축 예상"
악재 내성·2분기 실적이 `반전계기` 기대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뉴욕발 한파로 국내 증시에도 2차 폭풍이 몰아쳤다. 전세계적인 긴축 공포로 최근 이미 17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이날 유가급등 충격으로 급락, 장중 1670선마저 하회했다.
전문가들은 호재라곤 찾아볼 수 없는 대외 여건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 또한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일부에서는 연저점을 각오하라는 강도 높은 주문도 나온다.
다만, 보수적인 관점에서의 대응을 유지하되 추격 매도는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증시 급락 후에는 어김없이 나오는 자율반등에 대한 믿음과 함께 그동안 쌓인 악재 내성, 2분기 국내 기업실적 발표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밤사이 뉴욕 증시는 유가와 신용위기, 기업실적 할 것 없이 악재가 한꺼번에 휘몰아쳤다. 다우지수는 2년만의 최저수준으로 폭락했고, 국내 증시도 1670선까지 밀려 지난 3월말 수준까지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악재들이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세를 키우고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 국내 증시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연저점 붕괴도 각오하라는 주문도 나왔다.
박문광 현대증권 투자분석 부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정책이 구원군 역할을 하며 달러 강세와 유가 안정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됐지만 오히려 상황이 반대로 흘러가며 투자심리가 급랭했다"며 "여기에 소비 위축으로 기업 실적 악화 공감대와 막연한 금융위기 불안감이 겹치면서 사면초가의 상황에 몰렸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팀장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되며 글로벌 증시 전반에서 주식에 대한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증시 역시 예외가 되긴 힘들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신흥국 시장에 이어 이번주 들어 선진국 시장도 신저가를 깨고 추락했는데 밤사이 뉴욕 증시 급락도 이같은 연장선이며 국내 증시도 연저점(1574p)을 깨고 내려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증시 급락을 이용해 매수기회를 타진하기보다는 보수을 대응을 유지하라는 주문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악재들이 잦아들 때까지 몸을 낮추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 다만, 증시에서는 가장 `독`인 패닉에 가까운 추격매도 역시 자제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성진경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증시 급락으로 가격 매력이 부각된다고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한발 물러선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며 "지지선이 확인되고 반전될 때까지는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현석 팀장은 "미국 장이 심하게 빠지면서 국내 증시도 하강 압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사후적으로 낙폭이 크면, 기술적 반등 역시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추격매도가 좋은 선택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급락 이후 반등시점에서의 고민이 중요한데 현재로서는 반등이 나올 경우 어떤 종목을 남기고 줄일지 종목 슬림화 과정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당장 추세적 반등을 모색하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미국 등 여타 증시와 달리 국내 증시의 경우 지난 3월의 저점을 깨고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악재에 대한 내성이 어느정도 쌓인데다 국내기업들의 상당히 견조한 2분기 실적 발표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 추세전환은 아니더라도 이를 통해 반등의 돌파구를 모색할 수는 있다는 설명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유가급등이 수급이 아닌, 달러 약세 때문이고,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급격한 금리인상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면 해법은 찾을 수 있다"며 "오늘 하루만큼은 급락이 불가피하겠지만 바닥을 빨리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문광 팀장도 "악재들이 어느정도 반영된 만큼 국내 증시가 뉴욕이나 인도 증시처럼 3월의 전저점(1574P)을 뚫고 내려갈 가능성은 낮다"며 "인플레 환경 아래서도 펀더멘털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실적이 뒷받침된 IT업종을 조정 시 매수할 것"을 권고했다.
성진경 팀장도 "미국의 경우 3월 저점이 깨졌지만 당시 국내 증시는 과도하게 빠진 측면이 커 3월 저점은 지켜질 것"이라며 "코스피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수준 미만으로 증시가 내려선 적은 없는 만큼 1600~1650선에서는 지지선이 구축될 것"으로 봤다.
김성주 대우증권 팀장도 "과거의 사례를 볼 때 최악의 경우라도 결국 주식시장은 극복해 냈다"며 "특히 조만간 다가올 2분기 실적발표가 양호할 것으로 판단돼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