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희나 기자
2014.01.07 09:39:46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지난해 4분기 실적 공방에서 국내 증권사가 외국계 증권사에 완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 7월에 이어 두번째다.
7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9조원, 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5.2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11%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1분기 8조 5800억원 이후 3분기 만이며, 2012년 3분기 8조600억원 이후 5분기 만에 최저치다.
이번 실적 전망에서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이 빗나가면서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스마트폰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를 고려해도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10조원대까지 제시했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실적 발표 직전 8조원대 영업이익 전망을 내놓으며 정보력과 몸값을 증명해 보였다. 크레디트스위스, BNP파리바, CLSA 등 외국계증권사들은 원화 절상과 신경영 선언 20주년 특별보너스 지급, 스마트폰 판매 둔화에 따른 관련 핵심 부품의 수요 부족 등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지난해 7월에도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에서 국내 증권사는 외국계 증권사에 밀린 바 있다. 당시 외국계 증권사들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대 중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10조원 이상을 전망했다. 결국 삼성전자의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이 9조5000억원을 기록해 외국계 증권사의 전망이 들어맞았다.
국내 증권사가 잇따라 실적 전망에서 외국계에 밀리며 그간 지적돼온 국내 증권사의 분석력, 신뢰도 부족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직후 부랴부랴 분석을 내놓았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에 무선사업부의 이익감소와 일회성 비용인 성과급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경영 20년 성과급을 국내외 임직원 27만명 전원에게 지급해 그 비용이 약 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