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35억년 전 미생물 생태계 발견

by연합뉴스 기자
2013.11.23 14:57:02

등장 10억년 만에 태양에너지 이용 입증

(서울=연합뉴스) 약 35억년 전에 살았던 미생물 생태계 흔적이 호주에서 발견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라이브사이언스가 22일 보도했다.

미국 카네기 연구소 과학자들은 초기 생명체 진화의 현장으로 유명한 서부 필바라 지역의 퇴적암층인 드레서 지층에서 미생물이 주변 퇴적토와 결합한 채 겹겹이 쌓여 이루어진 미생물 매트 화석을 발견했으며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최고(最古)의 생명체 화석으로 보인다고 우주물리학 저널에 발표했다.

이 암석층의 연대는 34억8천만년 전으로 밝혀졌다.

필바라 지역에서는 34억5천만년 전의 고대 광합성 미생물로 이루어진 ‘스트로마톨라이트’와 황 성분을 먹이로 삼는 34억년 전 미생물 화석이 발견됐다.

그러나 미생물에 의해 형성된 퇴적구조(MISS)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구조는 오늘날 고여 있는 물이나 해안 평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생물 매트와 매우 비슷한 것이다.

연구진은 드레서 지층에서 다양한 MISS가 잘 보존된 채 발견됐으며 분석 결과 생물체로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지역의 MISS 화석들이 앞서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29억년 전의 미생물 생태계 화석 등 이보다 연대가 짧은 암석 표본들과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지역의 퇴적암 구조는 박테리아 막이 해안퇴적층과 상호작용하면서 생긴 것이라면서 “이런 구조는 고대 환경이 어떠했는지, 생물막을 구성하는 박테리아에 어떤 능력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는 여러 방향으로 나 있는 물결 모양 흔적이 발견됐는데 이는 일부 지역에서는 미생물이 퇴적층을 보호하고 다른 곳에서는 노출시킨 결과로 형성된 것이다.

현미경으로 보면 이런 구조에서는 모래 알갱이와 뒤섞인 검은 섬유질 구조들이 나타나는데 이는 미생물 매트 생태계가 파도에도 흩어지지 않고 안정성을 유지하는 ‘결합해 가두기’(binding and trapping) 방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암석에서는 이들 구조의 특징을 나타내는 핵심적인 광물질 성분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자주색이나 갈색을 띠고 심한 냄새가 났을 고대 미생물 생태계가 해안 수백 ㎞에 걸쳐 펼쳐져 있었을 것이며 섬유 구조로 모래에 뿌리를 박고 파도에 쓸려 오는 퇴적물에서 양분을 섭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런 MISS 이전에는 암석에서 양분을 채취하는 무기영양생물(chemolithotrophs)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아직까지 이런 생물의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기영양생물은 암석 속의 철분이나 황 같은 광물질을 화학적으로 변화시켜 에너지를 섭취하는데 이런 미생물은 지금도 여러 종류가 살아 있다.

MISS는 화성 표면에서 지구와 비슷한 지층을 찾는 탐사 로봇의 추적 대상 중 하나이다.

따라서 이번 MISS 발견은 보다 넓은 범위의 태양계 연구에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