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포스코·롯데, 수소·암모니아 발전 상용화 ‘맞손’(종합)

by김형욱 기자
2022.05.01 14:41:24

탄소 다배출업종 대표기업 손잡고 탄소배출 저감 모색
2030~2035년 발전 부문 상용화 목표로 실증 추진키로

[이데일리 김형욱 박민 기자] 발전·철강·석유화학 등 탄소 다배출 업종 대표기업이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수소·암모니아 발전 상용화를 위해 손잡았다.

한국전력공사(015760)(한전)는 지난 28~29일 포스코(005490)홀딩스 및 롯데케미칼(011170)과 각각 수소·암모니아 협력체계 구축 양해각서(MOU)를 맺고 관련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왼쪽부터)한국전력공사 정승일 사장과 최현근 전력혁신본부장, 포스코그룹 유병옥 부사장, 최정우 회장이 지난달 29일 수소·암모니아 협력체계 구축 양해각서(MOU)를 맺은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전·포스코홀딩스)
이번 협약은 한전이 포스코홀딩스로부터 발전용 수소를, 롯데케미칼로부터 발전용 암모니아를 안정 공급받아 전력 생산 과정에서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한전은 6개 발전 자회사를 통해 국내 전력 생산 및 공급을 도맡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이다. 100% 수소로 전기를 만드는 수소 연료전지발전은 아직까진 비싼 전력생산 단가 때문에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으나 기존 화석연료와 비교해 온실가스(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수소는 전 세계적인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이행의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에서 천연가스와 혼소(두 종류 이상의 연료를 연소)할 경우 역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암모니아 역시 유연탄을 원료로 한 기존 석탄화력발전설비 등에 혼소할 경우 마찬가지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그룹은 수소 생산 핵심기술 개발 능력과 함께 수소 저장과 운송에 필요한 강재 개발능력이 있다. 또 이를 통해 2050년까지 연 700만t의 수소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포스코로서도 초기 생산 수소를 판매하기 위해서라도 한전의 수소 연료전지 발전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 한전은 오는 2028년까지 수소 혼소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린 150메가와트(㎿)급 발전설비 실증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2035년엔 수소 혼소 비율 30%에 이르는 발전설비를 상용화하고 2040년엔 수소 혼소 비율을 더 높이거나 아예 100% 수소 발전 기술까지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한전은 또 롯데케미칼과 암모니아 발전 상용화를 위해 협업한다. 롯데그룹 화학 계열사는 현재 연 140만t에 이르는 국내 암모니아 유통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9만t에 이르는 동북아 최대 인수기지 운영 경험이 있고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4만t급 암모니아 운반선을 운영 중이다. 2030년까지는 청정 암모니아 국내 공급 규모를 연 60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수소 60만t을 생산한다는 목표로 지난해부터 수소 사업도 본격화했다. 한전은 롯데케미칼과의 협업을 통해 2027년까지 암모니아 비율 20%의 혼소 발전 실증을 마치고 2030년까지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43기 중 절반 이상인 24기에 이를 적용해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왼쪽부터) 한국전력공사 이창열 탄소중립전략처장과 최현근 전력혁신본부장, 정승일 사장과 롯데그룹 화학군 김교현 부회장, 황진구 부사장, 김용학 상무가 지난달 28일 수소·암모니아 협력체계 구축 양해각서(MOU)를 맺은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전)
이들 3사는 단순히 수소·암모니아 공급-사용 관계에 그치지 않고 이를 생산-유통-공급하는 전 주기에서의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화, 공급망 확보를 위한 사업개발을 공동 추진한다. 한 회사에 수소·암모니아 재고가 부족할 땐 다른 회사에서 우선 공급 후 되돌려받는 스왑(SWAP) 거래를 추진해 사업 초기 수급 불안 리스크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각 회사는 이를 통해 수익뿐 아니라 탄소 배출 역시 획기적으로 저감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속한 전력·철강·석유화학 업종은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7억2700만t)의 약 57%를 차지하며 이들 3사는 그중에서도 각 업종 대표 기업이다. 이들 3사는 수소·암모니아 활용 발전기술 공동 개발 외에도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저장하는 CCUS 기술도 고도화하기로 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수소는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 철강’의 중요한 원재료일 뿐 아니라 ‘탄소 제로’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필수 청정에너지원”이라면서 “수소 사업을 또 하나의 핵심 사업 축으로 삼고 국내 최대 수소 공급자이자 수요처가 될 한전과 협력해 수소경제 인프라의 초석을 놓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승일 한전 사장 역시 “상호 논의를 진전시키고 실제 사업으로까지 연결해 각사의 이익뿐 아니라 우리나라 수소 생태계 조성에 큰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