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조선업계, 정규직 줄이고 계약직 늘려..등기임원 보수 ↓

by성문재 기자
2016.05.22 13:34:14

한진·현대, 이사진 보수 삭감..정규직 숫자 축소
현대重·대우, 인건비 절감..삼성重 이사보수 증가

1분기 해운·조선 대기업 이사진 보수 및 직원 급여총액 변화(전년동기 대비 기준, 자료: 각사)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기업 구조조정의 풍랑에 흔들리고 있는 해운·조선업계가 지난 1분기 기준 일제히 등기임원 보수와 직원 숫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해운·조선 대기업의 1분기보고서를 보면 채권단 자율협약 이행을 위해 용선료 협상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1분기를 기준으로 전년 대비 직원 숫자를 줄이고 임원 보수를 깎았다.

현대상선(011200)은 등기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 감사 3명에 지난해 1분기 총 11억9825만원을 지급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2억8492만원으로 지급 규모를 대폭 줄였다.

지난해 이석동 전 대표에게 퇴직금 7억원을 지급한 내역을 제외하면 1년 사이 등기이사 보수를 절반 가까이 줄여 2억원 이상 관련 지출을 절감한 셈이다. 등기이사진에서 현정은 회장과 김명철 상무가 빠지고 김정범 전무와 김충현 상무가 새로 포함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다.

직원 수는 1267명에서 1246명으로 21명이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고용형태별로 보면 정규직이 43명 줄어든 반면 계약직이 21명 늘었다. 현대상선은 이를 통해 지난 1분기 직원 인건비를 전년 대비 12억원 정도 줄였다.

한진해운(117930)은 사외이사 보수를 삭감했다. 지난해 1분기 1인당 1200만원을 지급했지만 올 1분기에는 947만원으로 낮췄다.

직원 수는 1년 전보다 정규직이 60명 줄고 계약직이 20명 늘었다. 총 직원 수는 40명 감소했지만 급여 총액은 2억원 가량 늘어 1인당 평균 급여는 소폭 상승했다.

조선업계도 임원 보수와 직원 수에 위기감이 반영됐다.



현대중공업(009540)은 등기이사 보수가 반토막났다.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 가삼현 이사 등 등기이사 3명은 지난해 1분기 총 1억3084만원을 지급받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6193만원을 받았다. 또 사외이사 1명에게 지난해 지급한 1500만원이 올해는 집행되지 않았다.

직원수는 정규직이 236명 줄어든 반면 계약직이 176명 늘었다. 이를 통해 인건비를 약 55억원 절감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등기이사 보수와 감사 숫자를 줄였다. 지난해 1분기 등기이사 2명이 총 2억1400만원을 수령했지만 올 1분기에는 2억500만원이 집행됐다. 감사위원의 경우 4명에서 3명으로 줄었고 보수총액도 1000만원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유일하게 정규직과 계약직 직원 숫자를 모두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629명과 계약직 209명을 떠나보내면서 인건비 133억원을 절감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유일하게 등기이사 보수가 늘었다. 박대영 사장과 전태흥 부사장, 김효섭 부사장 등 3명은 지난해 1분기 4억5500만원에서 올 1분기 5억2600만원을 받았다. 사외이사 4명에 대한 보수도 총 300만원 증가했다.

직원 수 변화를 보면 정규직이 396명 줄고 계약직이 242명 늘었다. 이에 따른 인건비 감소액은 3억4000만원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김효섭 부사장은 작년 3월 주총에서 등기이사에 신규 선임됐기 때문에 작년 1분기 등기이사 보수에는 김 부사장의 1,2월분이 빠져있어 기저효과가 있다”며 “당시 전무였던 김 부사장이 이후 부사장으로 승진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