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4.09.11 09:15:13
CNBC 선정..판데믹-對러시아 경제제재 우려
중국경제 위기 가능성, 글로벌 수요둔화도 복병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전세계적인 전염병 창궐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와 서방권간의 경제 제재, 중국의 경제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과 일본 경제 부진 등이 내년 전세계가 예의주시해야할 최대 변수들로 꼽혔다.
중국 텐진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CNBC 취재팀은 포럼 안팎에서의 발언들을 종합해 내년도 전세계 경제를 좌우할 핵심 변수들을 이같이 선정했다.
◇ 전세계적 `판데믹` 가능성
CNBC는 첫번째 변수로 전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소위 ‘판데믹’(pandemic) 가능성을 꼽았다.
홍콩 소재 사모투자펀드(PEF)인 퍼스트이스턴 인베스트먼트그룹을 이끌고 있는 빅터 추 회장은 포럼에서 “판데믹 위협은 현재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과소평가되고 있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에볼라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여러 전염병들이 대유행할 경우에 대해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에볼라와 같은 전염병에 대비한 치료제와 백신 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지배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에볼라로 인해 주요 국경이 봉쇄되고 항공기 이착륙이 제한되는 등 지역 교역과 관광산업 등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 잇딴 경제제재 충격
다음으로는 우크라이나에서 지속되는 긴장으로 인해 서방사회와 러시아가 상호간에 가하는 경제 제재가 글로벌 경제를 해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됐다.
WEF에 참석한 아카디 브로크코비치 러시아 부총리는 “판데믹 뿐만 아니라 확대되고 있는 경제 제재 역시 전세계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판데믹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교역과 인력 교류 등을 저해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잇딴 제재로 러시아 국영기업들의 경제활동은 물론이고 러시아에 투자한 다국적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러시아가 EU와 미국산 농산물 등의 수입을 금지한데 이어 앞으로 항공과 조선, 자동차 분야로 금수조치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우려를 낳고 있는 대목이다.
◇ 여전한 중국경제 위기 우려
경착륙 가능성이 크게 줄긴 했지만, 중국 경제에 언제 닥칠지 모를 위기 역시 지켜봐야할 변수로 지목됐다.
세계적 석학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중국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야말로 진정한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가장 큰 변수가 될 곳(중국)에 우리는 모여있다”며 “만약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위축된다면 상황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꾸준한 부양조치로 중국 경제 성장은 정부가 목표로 한 7.5% 언저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속절없이 추락하는 부동산시장과 기업부채 증가, 은행권의 부실여신 증가 등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은 여전한 편이다.
◇ 글로벌 총수요 둔화세
끝으로, 유로존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요 둔화도 또다른 복병으로 꼽혔다.
주민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최종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전세계적인 총수요 부족이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 부총재는 “총수요 부진은 선진국 경제를 중심으로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경기 침체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지만 성장은 여전히 미진한 편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총수요를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IMF는 올해 3.4%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내년에는 4.0%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쉬라프 살만 이집트 투자부 장관도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내년에 예상과 달리 부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국제 교역 둔화 등이 성장률을 갉아 먹을 수 있다”며 “지금같은 불안 상황에서 성장세가 얼마나 유지될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