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여행] 객실은 모던하고 거실은 친근한 곳

by조선일보 기자
2007.11.22 10:52:00

테마가 있는 펜션…
파주 헤이리 '모티프(Motif #1)'

▲ 파주 헤이리 "모티프 원"은 모던한 감각이 돋보이는 곳이다.
 
[조선일보 제공] "의자가 흔들리죠? 우리 마누라가 돈을 더 잘 벌었으면 좋은 의자를 샀을 텐데…, 돈이 없어서 내가 그냥 철을 접어서 의자로 만들었어요. 흔들흔들, 더 흔드세요!"

경기도 파주 예술마을 헤이리에 위치한 '창작 레지던스 겸용 게스트하우스'라는 '모티프 원'에 들어서면 누구든지 '게으름뱅이'가 된다. 예술잡지 편집장 일을 관두고 이 곳에 집을 지었다는 솟대예술가 이안수씨는 "면도기를 잃어버렸다"는 이유로 흰 수염이 가슴께까지 내려오도록 내버려둔 사람. 게스트하우스의 거실 겸 서재도 이런 주인의 느긋한 성품을 닮았다.

주인 이씨의 표현에 따르면 "돈 벌이에 도움은 하나도 안 되고, 오히려 돈을 계속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인 인문·과학·예술·여행 서적 7000여 권이 서재 '라이브러리 영(Library 0)'에 들어차 있다. 손님들은 누구나 책을 마음대로 읽을 수 있다. 다 읽은 후엔 서가의 위치에 구애 받지 않고 내키는 대로 꽂아두면 된다.

객실은 딱 세 개뿐이다. 방마다 각각 콘셉트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미니멀리즘과 원색의 매치, 한국적인 소품을 놓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스튜디오 블루'는 앤티크(antique) 풍으로 꾸며놓았다. 푸른 비단 천을 드리운 침대와 벽면을 터키석 색깔로 칠한 화장실이 인상적이다. '스튜디오 화이트'는 천연 소재로 염색한 침구를 놓고 벽엔 백남준 작가의 작품을 걸었다. 식기세척기와 씽크대, 냄비와 그릇, 와인 잔 같은 도구가 갖춰진 공동 주방과 거실을 쓸 수 있다. 4명 이상이 쓰는 방인 '스위트 블랙'은 독립 주방과 하늘이 보이는 높은 천창, 작가 배미애씨의 천연염색 작품으로 꾸며졌다.

'모티프 원'의 진짜 매력은 그러나 이런 모던한 객실보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오가는 거실, 절대 문을 잠그지 않는다는 열린 공간의 자유로움에 있다. 한 방문객이 방명록에 쓴 문장은 '모티프 원'의 분위기를 대략 짐작하게 한다. "사람들이 부딪히고, 얘기하고, 친해지고, 혹은 싸우고, 혼자 놀고…, 이 모든 것이 물처럼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모티프 원'에 묵은 손님은 나중에 헤이리에 들를 때마다 꼭 이 곳에 들러서 차라도 한 잔 마시고 가야 한다는 불문율도 잊지 말 것.




1. 자유로 왼편 ‘통일전망대’ 고가도로 지나쳐 내리막길의 ‘성동IC’ 진입
2. 1000m가량 직진해서 성동 사거리에서 좌회전
3. 300m쯤 직진하면 오른쪽 헤이리 1번 출입구
4. 500m 직진, 왼편 13번 주차장 표시판 있는 작은 사거리에서 우회전 해 50m 직진하면 좌측에 2층 건물

2인실 주중 12만원, 주말 14만원/ 4인실 주중 26만원, 주말 30만원. 기준인원 초과시 1명당 1만원 추가

(031)949-0901 www.motif1.co.kr

힐스프링:노천온천과 서바이벌 게임장이 갖춰져 있음(www.hillspring.co.kr)
메이페어샬레스타:토성의 띠까지 볼 수 있는 고성능 천문대 이용 가능(www.mayfair.co.kr)

도움말('그밖에 가볼 만한 곳' 추천)=넥스투어(www. nextour.co.kr) 국내숙박팀 김남옥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