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이동통신 세계에 들어서다
by김윤경 기자
2007.11.06 10:16:40
구글, 삼성전자 등 33개사와 플랫폼 개발제휴
오픈소스 채택..업체별 다양한 `구글폰` 내년 하반기 출시
구글 `광고`로 수익..이통업계도 `새 수익원` 반겨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인터넷 검색엔진으로 출발한 구글이 이동통신 세계에 드디어 성큼 들어섰다.
소문이 무성했던 `구글폰(G폰)`은 아직 대중에 선보이지 못했지만, 그것을 위한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가 개시된 것. 구글은 휴대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움직일 이동통신 운영체제(OS) 개발을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선발주자 노키아(심비안) 마이크로소프트(윈도 모바일 6) 애플(OSX) 등은 잔뜩 긴장하게 됐다.
구글은 플랫폼 개발을 마치는 대로 내년 하반기에는 `구글폰`이 대중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글이 직접 휴대폰을 내놓는 것은 아닌 만큼 `구글폰`은 단일한 형태는 아니다. 공개된 소스코드에 기반해 각각의 입맛에 맞도록 휴대폰 업체들이 잇따라 `구글폰`을 출시하게 될 예정이다.
구글은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005930)와 모토로라, 인텔, 퀄컴을 포함한 33개 업체와 `구글폰` 플랫폼 개발을 위한 개방형 휴대폰 동맹(Open Handset Alliance), `안드로이드(Android)`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들 업체와 OS와 사용자 환경(UI), 어플리케이션 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지난 2005년 사들인 실리콘 밸리 소재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업체 이름. 현재 구글의 이동통신 플랫폼 부문 이사를 맡고 있는 앤디 루빈이 만든 업체다.
이번 제휴엔 전세계적으로 쟁쟁한 업체들이 거의 함께 했다. 구글의 업계 영향력과 경쟁력을 십분 보여주는 대목이다.
휴대폰 제조사론 삼성전자를 비롯, 대만 HTC, 모토로라가 포함됐고,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로는 도이체텔레콤의 T-모바일, 스프린트 넥스텔, 일본 NTT도코모와 KDDI, 중국 차이나모바일도 손잡았다.
인텔과 브로드컴, 퀄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 SiRF 테크놀러지 홀딩스, 마벨 테크놀러지 그룹, 엔비디아, 시냅틱스 등 반도체 제조사들도 참여했고,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를 서비스하고 있는 이베이도 함께 했다.
동참하지 않은 업체들, 즉 MS와 노키아, 리서치인모션(RIM), 팜, 애플, 그리고 AT&T와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등은 구글의 행보에 잔뜩 긴장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폰`의 외양은 그러나 대형 스크린을 장착한 멀티미디어 폰 `아이폰`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되며, 검색과 지도 서비스 등 인터넷에서 사용했던 기능들이 모두 가능한 일종의 `작은 PC`와 같은 기능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일한 형태로 애플이 판매하는 `아이폰`과는 근본적으로 차별화된다.
`구글폰` 플랫폼은 노키아와 팜, RIM 등 스마트폰 업체들과는 달리 오픈소스(Open Source)로 개발된다. 개발하는 소프트웨어의 소스 코드를 공개하고, 이를 사용해 개발한 사람들도 개발 내용을 공개하고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가래서 휴대폰 업체별로 모두 다른 `구글폰`이 나올 수 있다.
또한 개발비 부담이 덜어지는 만큼 `구글폰` 가격도 떨어져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릭 슈미츠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오늘 제휴는 지난 수 주간 떠돌았던 단일한 `구글폰`에 대한 것보다 더 큰 야심을 담고 있다"면서 "애플 `아이폰`과 달리 수천 가지 모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디 루빈 디렉터도 이에 앞서 "우리는 `구글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1000명의 사람들이 `구글폰`을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구글폰`의 수익모델은 유선 인터넷에서 그랬던 것처럼 광고. 구글은 `구글폰`을 통해 검색 기능과 함께 지메일(Gmail), 구글 토크, 지도 서비스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면서, 이 사용자에게 타겟 광고를 제공하는 형태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구글, PC서 휴대폰으로 주 무대 옮긴다
`구글폰` 프로젝트 베일이 벗겨지면서 업계는 파장 분석에 한창이다. 일단 서비스 업체와 휴대폰 제조업체간 폐쇄적인 동맹이 지배했던 시장은 일대 변화를 맞이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활발해 지는 한편, 정체 상태를 맞고 있던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로서도 새로운 매출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구글폰`을 반기고 있다.
`안드로이드` 제휴에 참여한 퀄컴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산제이 자는 "`아이폰`처럼 구글폰도 업계에 에너지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르네 오버만 도이체텔레콤 CEO는 "(음성을 주로 하는)기존 사업모델이 크게 변화할 것 같진 않다"면서 "새로운 서비스로 새로운 매출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