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호식 기자
2007.10.05 10:49:31
미래에셋 10만원대 선점↔삼성증권 시가총액 선두
증권업계 `군웅할거 시대`..자통법 시행앞두고 경쟁치열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증권업종 대장주 자리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급등세를 보이며 미래에셋증권이 10만원을 선점한 가운데, 삼성증권이 10만원을 넘보며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현재 증권업종은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폭풍전야와 같다. 이 때문에 `누가 대장`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경쟁상황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증권업계는 대우증권-LG증권(현 우리증권) 등으로 상위권 순위매기기가 단순했다. 위탁영업 약정 순위가 곧 증권사 순위였기 때문.
그러나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증권업계는 상위권 순위 매기기를 매우 어렵게 됐다. 흥망성쇠와 수익원 다변화에 따른 것이다. 전통의 강호 대우증권이 대우그룹 해체 과정에서 추락하면서 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증권이 반사익을 얻으며 급부상했다. LG증권은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돼 중형증권사와 합병해 몸집을 더 키웠고, 대우증권도 절치부심하며 위탁영업 강자로 재부상하며 대장주 영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동원그룹이 한국투신증권을 인수, 동원증권과 합병한 한국투자증권까지 가세했다.
이런 와중에 대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아닌 박현주 회장 개인이 투자자문사로 시작한 미래에셋이 2000년대 들어 자산운용 능력을 배경으로 급부상하면서 증권업계는 그야말로 `군웅할거`시대가 됐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출발점이 증권업이 아닌`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삼성증권은 1982년 한일투자금융에서 시작해 국제증권으로 바뀐 뒤 삼성그룹에 인수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산운용의 꿈을 키워온 박현주 회장이 90년대 후반에 운용업으로 시작해 증권업으로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급성장 배경은 다소 차이가 있다. 삼성증권이 금융혼란기에 대기업 계열사로서 신인도를 배경으로 차분하게 규모를 키워온데 반해 미래에셋은 금융자산이 저축에서 투자로 이동을 시작하는 시기에 펀드운용 실적, 은행의 펀드판매 강화 등이 맞아떨어지면서 짧은 시간에 급부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주가 고공행진을 하던 지난 6월14일 삼성증권이 1999년 7월9일 기록했던 증권주 사상 최고가(수정주가 아닌 단순주가)인 8만2200원을 추월하며 9만원대로 올라섰다. 물론 며칠 후 키움증권이 10만원을 돌파하며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했지만, 온라인증권사인 키움증권을 동일선상에서 평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군웅할거 시대를 반영해서일까. 오는 2009년 증권 및 금융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누가 패권을 차지할 것인가`를 놓고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의 전망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최근 대우증권은 "증권주에 대해 수익 다각화와 자통법이 도입되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삼성증권과 한국금융지주, 우리투자증권에 주목하라"고 제시했다.
푸르덴셜증권은 "자통법 시행 등을 감안하면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낮고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가진 미래에셋증권이 자본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5일 오전 10시38분 현재 미래에셋증권(037620)은 0.47% 오른 10만8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증권(016360)은 4.84% 오른 9만7400원이다. 시가총액면에서는 삼성증권이 6조5097억원으로 앞서고 있고, 대우증권이 6조167억원, 미래에셋증권 4조77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