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쟁의행위 결의..다시 파업우려

by정재웅 기자
2007.08.28 10:28:24

현대차 노조, 쟁대위 구성..다음달 초순 파업돌입 할 듯
노조설립 20년간 총 313일 파업..10조9205억원 손실
업계 "또 다시 파업시 대내외적으로 현대차 이미지 추락 우려"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현대차의 노사교섭이 파행을 겪고 있다. 무파업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지만 노조는 예외없이 쟁의행위를 결의하고 파업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28일 현대차(005380)와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27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과 관련한 쟁의발생 안건을 대의원 만장일치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파업을 주도할 30명의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 향후 파업일정과 수위를 확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30일쯤 전체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 조합원들이 찬성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기간이 끝나는 오는 9월4일부터 사실상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 24일 사측이 기본급 7만8000원 인상, 성과급 300%, 일시금 100만원 지급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일괄제시안을 제출했지만 노조는 "조합원들의 요구수준에 못미친다"며 사측의 일괄제시안을 거부한 바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87년 노조 설립 이후 올해까지 지난 94년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파업을 거른 적이 없다.

20년간 현대차 노조의 파업일수는 총 313일로 거의 1년간 파업을 벌인셈이다. 손실대수는 107만3693대이며 액수로는 10조9205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현대차 노조의 쟁의행위 돌입 결의로 다음달 중 파업이 진행된다면 올해 들어서만 총 세번에 걸친 파업을 진행하게 되는 셈이다.

올해 들어 첫 파업은 지난 1월3일부터 17일까지 있었던 성과급 지급관련 파업으로 총 1만8513대의 차량생산 손실과 2667억원의 파업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목표량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성과급의 50%를 삭감한 것에 반발, 파업을 벌였었다.

노조는 총 11일간(휴일제외, 부분파업일수 포함)의 파업을 실시해 사측으로부터 노조가 오는 2월 말까지 2006년 사업계획 대비 생산목표 미달 대수와 올 1월 생산목표 미달 대수를 만회하는 시점에 목표 달성 격려금으로 50%를 주는 '조건부 성과급'을 받아냈다.

하지만 노조의 이같은 파업에 대해 국민 여론은 극도로 악화됐다. 결국 지난 6월에 있었던 금속노조의 반(反) FTA파업때에는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 마저 등을 돌리는 초유의 사태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에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현대차 노조의 올해 임단협 관련 파업 움직임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물론 조합원들 마저도 차업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지역의 시민단체등도 일제히 파업반대 성명을 발표했고 윤여철 현대차 사장도 성명서를 통해 "고객의 시선이 전례없이 차가운데 또 다시 노사 갈등의 수순을 밟으며 고객을 실망시키고 있다"며 파업자제를 촉구했다.

심지어 조합원들조차 지난 1월과 6월 두차례에 걸친 파업으로 '무노동 무임금'원칙이 적용돼 그리 큰 이득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이번 노조 집행부의 파업 결의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또 사측 제시안이 업계 최고수준이라는 점을 고려, 쟁의조정기간 중이라도 타결되기를 희망하는 조합원들이 대부분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가 또 다시 파업에 돌입한다면 국민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추락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이는 현대차의 판매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