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세금이야기)결혼전에는 집을 사지 맙시다!
by주용철 기자
2004.09.10 09:46:42
[주용철] 연애 7년!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조세기는 첫사랑 세무순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 일단 결혼이 결정되고 나니 뭐 이렇게 신경 쓸 것이 많은지 예식장, 가구, 예물, 신혼여행지까지 양가의 의견을 조율하느라 조세기는 몸과 마음이 지쳐서 하루라도 빨리 결혼식이 끝나기를 바랬다. 그래도 시간은 빨리 지나가서 결혼식도 끝나고 달콤한 신혼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야 한숨 돌리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세무서에서 조세기가 구입한 2억원짜리 아파트에 대한 취득 자금의 출처를 설명해 달라고 연락이 온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25년의 세월동안 관공서라곤 우체국밖에 가본적이 없었던 조세기씨 불안 초초에 떨다가 결국 아버지의 친구인 절세캅에게 도움을 청했다.
세무서는 개인의 능력을 초과하는 재산 취득에 대해서 그 출처를 입증하도록 하고 있다. 행여 탈세가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인데 부동산을 취득한 사람의 당해연도와 직전 5년간의 소득상황과 자산양도, 취득상황 등을 전산분석한 후 자금출처 부족자를 전산출력하여 취득 능력 여부를 사전 검토하게 된다. 이러한 사전 검토 결과 증여혐의가 있는 경우, 조사대상자로 선정하여 취득자금의 출처를 입증하도록 하고 있으며 조사결과 취득자금의 출처를 제시하지 못한 금액에 대하여는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
자금출처를 소명할 때 재산을 취득한 자금이 10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자금의 출처가 80%이상 확인되면 나머지 부분은 소명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취득자금이 1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자금의 출처를 제시하지 못한 금액이 2억원 미만인 경우에만 취득자금 전체가 소명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실무상 연령ㆍ세대주ㆍ직업ㆍ재산상태ㆍ사회경제적 지위 등을 참작하여 다음의 금액이하인 경우에는 별도의 자금출처조사를 하지 않는다.
조세기의 경우 비록 결혼은 했지만 나이가 30세 미만이고 5천만 원을 넘는 아파트를 취득했기 때문에 자금출처조사대상에 선정된 것이다.
자금출처의 입증은 어떻게 할까?
취득한 자금의 출처로서 세무서에 제시할 수 있는 소득원은 다음과 같다.
(1) 신고하였거나 과세(비과세 또는 감면받은 경우를 포함한다.)받은 소득금액,
(2) 신고하였거나 과세받은 상속 또는 증여받은 재산가액
(3) 재산을 처분한 대가로 받은 돈이거나 빌린 돈으로 당해 재산의 취득 또는 당해 채무의 상환에 직접 사용한 금액
즉, 위의 소득금액등으로 취득재산금액을 입증해야 하는데 취득한 재산의 가치는 원칙적으로 시가(불확실한 경우 기준시가)로 평가를 하게 된다. 또한 위의 소득원전체금액이 전부 자금의 출처로 입증되는 것은 아니고 관련세금등을 공제한 실질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금액만이 인정된다.
재산취득자금출처로 인정되는 금액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본인 소유재산 처분대금 : 서류에 의거 재산처분사실이 확인되는 경우로서 그 금액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금액, 그 금액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기준시가로 평가한 금액에서 양도소득세 상당액을 차감한 금액
(2) 이자소득(인정이자는 제외한다), 배당소득(의제배당은 제외한다)은 지급금액에서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순 수령액
(3) 기타소득은 지급금에서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금액
(4) 사업소득, 부동산소득, 산림소득은 소득금액에서 소득세액 상당액을 차감한 금액
(5)급여소득(인정상여는 제외한다)은 총급여에서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금액(재직기간별 급여액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는 재산취득 직전월 또는 직전 년을 재직기간으로 환산한다) 사업소득, 부동산소득, 산림소득등이 각종 비용과 세금을 뺀 나머지 금액만을 인정해주는 데 반하여 급여소득은 세금만을 차감한 금액을 취득자금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소득세법상 소득증에서 가장 많은 폭을 인정해주는 셈이다.
예를 들어 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소기업사장이라도 각종 비용을 뺀 나머지 소득금액을 1천만 원이라고 신고하면 여기에서 세금을 뺀 9백만 원만이 출처로서 인정이 되지만, 연봉 2천만 원의 급여자의 경우 2천만 원에서 세금을 뺀 19백만 원 정도가 출처로 인정되는 것이다.
(6) 퇴직소득은 총지급금액에서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금액
(7) 농지경작소득
(8) 재산취득일 이전에 차용한 부채로서 객관적 방법에 따라 입증된 금액. 다만,원칙적으로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간에 돈을 빌렸다고 진술한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
(9) 재산취득일 이전에 자기재산의 대여로서 받은 전세금 및 보증금
(10) 기타의 경우로서 자금출처가 명백하게 확인되는 금액
절세캅의 설명을 듣고 난 조세기는 지난 5년간의 급여자료로 1억원을 제시하고 집을 살 때 부모님한테 받은 돈 3천5백만 원(5백만 원에 대해서 5십만 원의 증여세를 이미 냈음)을 출처로 제시했다. 하지만, 입증하지 못한 금액이 6천5백만 원으로 재산가액의 20%를 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6천5백만 원에 대해 10%의 증여세율을 적용하여 6백5십여 만원의 증여세를 납부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조세기가 결혼 후에 와이프인 세무순과 공동명의로 아파트를 구입했다면 문제는 달라졌을 것이다. 일단 각각 1억원에 대해서만 취득자금을 소명하면 되므로 조세기는 충분히 취득자금을 소명할 수 있고 부인인 세무순의 경우 결혼 전에 직장을 다녔다면 그 급여자료를 제시하고 부족한 부분은 증여공제 한도 내에서 부모에게 증여받은 것으로 하면 어느 정도의 출처소명은 가능하여 증여세를 내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부동산을 취득할 때는 나이와 결혼여부를 고려해야 하며 자금출처를 쉽게 입증하기 위해서는 부부공동명의로 취득하는 것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