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고수익 보장”…535억 뜯어낸 교회 집사, 2심도 중형

by이재은 기자
2024.07.29 09:29:27

교인 53명으로부터 총 535억원 편취
1심 이어 2심에서도 징역 15년 선고
法 “범행 반성·회복 위한 노력 안 해”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교인들을 속여 500억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강남의 한 교회 집사가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이데일리DB)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설범식 이상주 이원석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집사 신모(66) 씨에게 최근 1심과 같은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신 씨는 2016년 1월~2021년 7월 ‘돈을 빌려주면 정치자금이나 기업 비자금 세탁에 사용해 큰 수익을 얻은 다음 1개월 이내에 수천 퍼센트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속여 교인 등 53명으로부터 535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새벽기도와 후원·봉사활동을 하며 교인들의 신망을 얻었으며 추가 투자를 망설이는 이들에게는 ‘하나님이 고수익을 보장한다’, ‘기도의 힘을 믿으라’고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아가 신 씨는 사기 범행으로 받아낸 투자금을 기존 채무 변제에 사용했고 피해자들의 투자금 반환 요구에는 명예훼손 고소로 대응하거나 자신이 지급한 이자소득을 국세청에 신고하는 등 방식으로 일관했다.



1심 재판부는 “신 씨는 평소 자신이 대단히 성공한 사업가인 것처럼 부를 과시해 주변의 동경을 사는 한편 높은 수익금을 줄 수 있는 것처럼 현혹했다”며 “사기 범행으로 가정이 파탄에 이르거나 기초적 생활조차 영위하기 어려워하는 피해자가 상당수 존재한다”고 판시했다.

또 신 씨가 제출한 반성문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피고인에 대해 거짓 진술했다는 취지”라며 “실제로 깊이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는 “신 씨가 항소심 들어 피해자 40명을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공탁했으나 피해 규모와 비교해 공탁금이 적다”며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한다거나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상당수 피해자는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했고 여전히 신 씨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