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韓과 내주 무역협상…먼저 움직이는 국가에 이점”
by김윤지 기자
2025.04.15 07:37:55
베센트, 블룸버그 인터뷰서 밝혀
“먼저 합의하는 국가, 가장 좋은 조건 취할것”
WSJ “베센트, 한국·英·호주·인도·日 협상 우선시”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협상을 주도하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내주 한국과 무역 협상을 예고했다. 그는 미국과 협상에 빠르게 임하는 국가들이 ‘선점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사진=블룸버그 TV화면 캡처) |
|
그는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90일 유예’ 버튼을 눌렀고 우리는 주요 교역국과 빠르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지난주 베트남과 협상을 진행했고, 16일에는 일본, 다음주에는 한국과 협상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역 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만 체계적인 방식으로 과정을 구축하고 운영하겠다면서 주요 교역국과의 사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교역국과 무역 협상 가시화 시기를 묻는 질문에 그는 “협상을 위해 먼저 움직이는 동맹국들에 ‘선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보통 가장 먼저 협상에 합의하는 국가가 가장 좋은 조건을 얻는다”고 말했다. 보복 관세 등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맞서기 보다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이 서로 유리하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상호관세 유예 기간인 90일 안에 무역 협상 타결이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예를 들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기 까지는 1년이 넘게 소요됐다. 베센트 장관은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않더라도 여러 나라들과 기본적인 원칙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 다음 정식 협상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동맹국들에 한국, 영국, 호주, 인도, 일본과의 무역 협상이 그의 최우선 목표 중 하나이며, 각 국가의 당국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베센트 장관이 무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자문이 되고 무역 협상에서 미국 측을 이끌게 되면서 상호관세를 부과 받은 국가의 당국자들과 대화를 위해 신속하게 움직였다고 짚었다.
그동안 관세 정책에서 소외되는 듯 했던 베센트 장관은 최근 들어 트럼프 행정부 내 무역 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그동안 관세 보다 감세 등 세제 정책에 집중했으나 현재 상호관세 시행을 막기 위한 무역 협상가로 전면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대화 진행 여부에 대한 질문에 베센트 장관은 “협상이 진행된다면 정상 간 대화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양국의 관세율에 대해 “정말 큰 숫자들이고 누구도 이 상태가 지속 가능하다고 보지 않을 것이며 이것이 유지되기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지나치게 높은 미국의 대중 관세율을 두고 “관세는 이제 농담이 됐다”고 비꼰 것에 대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125%까지 인상했다. 여기에 펜타닐 불법 유통을 명목으로 부과한 20% 대중 보편관세까지 더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총 관세는 145%에 달한다. 이에 대해 반발한 중국은 지난 11일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84%에서 1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