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사리가 뭐길래…이번엔 80대 여성 실종
by김민정 기자
2024.04.09 09:12:08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제주 서귀포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러 들어간 80대 여성이 실종돼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9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43분께 80대 여성 A씨가 오전에 고사리를 채취하러 나갔다가 연락이 끊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 군, 행정시는 140여 명을 투입해 실종 신고된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지난 5일에도 60대 남성 B씨가 고사리를 꺾으러 나갔다가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한 들판에서 실종 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일에도 제주시에서 60대 여성 C씨가 고사리를 재취하다가 길을 잃어 소방의 도움으로 귀가하기도 했다.
제주도 내에서 최근 5년간(2019~2023년) 고사를 꺾다가 길을 잃었다는 신고는 190건에 달한다.
해마다 4월이 되면 제주도 내 목장과 오름(작은 화산체) 등지에는 오전 이른 시간부터 고사리 채취객이 몰려든다. 고사리는 최근 봄비를 맞으며 자란 게 가장 연하고 상품성이 좋다고 한다.
제주에서는 ‘고사리 명당은 딸이나 며느리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나 홀로 고사리를 채취하러 나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고사리는 가시덤불이 있는 곳에 많다 보니 채취에 열중하다가 위치감각을 상실해 길 잃음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소방본부는 고사리철 길 잃음 사고가 자주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119 구조견을 전진 배치했다. 또 오는 4월 중순까지 고사리 채취객이 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길 잃음 대처키트 보관함을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