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청 신고 무마해줄게" 공사장서 금품 뜯은 일용직 4명 기소

by이종일 기자
2019.02.10 14:00:00

인천지검, 3명 구속기소·1명 불구속기소
신고 협박으로 업체에서 7700만원 갈취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공사 현장의 불법 혐의점을 찾아 업체로부터 금품을 뜯은 일용직근로자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공안부(부장검사 민기홍)는 공갈 등의 혐의로 박모씨(48) 등 일용직 근로자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최모씨(52)를 불구속기소 했다.

박씨 등 4명은 지난해 1~12월 인천·경기·강원지역 공사현장 22곳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면서 불법 혐의점을 찾아 노동청에 고소·고발한 뒤 신고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18차례에 걸쳐 77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 3명은 같은 기간에 업체로부터 신고 무마 대가로 4000만원을 뜯어내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이들은 공사 현장에서 하루·이틀 일하면서 불법 의혹이 있는 사례를 찾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원청·하청업체를 노동청에 신고하고 무마해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 등은 업체 관계자들에게 “고소 건으로 처벌받으면 안전관리자는 전과자가 된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증거를 제출하기 전에 결단을 내려라” 등의 협박을 통해 금품을 뜯어냈다.

이들은 돈을 받으면 고소·고발을 취하하거나 노동청 조사 출석을 거부해 사건을 대부분 무혐의로 종결 처리하게 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 등은 원청까지 신고해 하청 실무자들을 압박했다”며 “업체를 반복적으로 신고해 금품을 뜯어내는 것은 공권력 낭비를 초래하고 노사 불신을 조장하는 범죄”라고 말했다.

인천지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