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민 기자
2015.07.16 09:11:35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한진그룹이 대한항공(003490) 보유 지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에 성공했다. 지난 8일 여의치 않은 시장 상황에 한 차례 실패했지만 매각 주관사를 교체하며 지분을 팔아 지주사 전환의 첫 문턱을 넘어섰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전일 장 마감 직후 보유중인 대한항공 지분 579만 2627주, 7.95%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하고 인수할 기관투자가를 모집해 지분을 팔았다. 가격은 이날 대한항공 종가인 주당 3만 9450원에서 4.4% 할인된 3만 7700원이다. 총 2184억원 규모다.
주관사는 모건스탠리로 교체했다. 앞서 지난번에는 삼성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주관사를 맡았고 당시 제시된 매각가격은 7일 종가 4만 2000원대비 1.2~4.8% 할인율이 적용된 4만원에서 4만 1500원 사이였다.
이번 블록딜 성공에는 주관사 교체 효과가 컸다는 평가다. 모건스탠리가 총액인수(매각 후 잔여지분 인수) 조건을 걸어줬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번에는 중국 증시 폭락 등의 영향으로 금융시장이 위축된 탓이 컸다”며 “여기에 모건스탠리가 총액인수 등 조건을 개선한 것이 블록딜 성공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블록딜로 한진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도 순탄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한진은 지난 2013년 8월 투자사업을 총괄하는 한진칼과 항공운송사업을 담당하는 대한항공으로 인적분할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착수했고 유예기간 2년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 지분 매각을 마무리해야 했다.
이와 관련,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작업의 유예기간이 이달 말까지였기 때문에 다시 블록딜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메르스가 진정세에 접어들고 있고 그리스 사태로 유가가 하락반전하기 시작했으며 국제여객수송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