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준기 기자
2013.06.26 10:00:11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 발표..자회사 분리매각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정부가 다음달 15일부터 지방은행과 증권 계열사들을 동시에 분리 매각하면서 우리금융지주(053000) 민영화의 첫 시동을 건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과 합병절차를 거쳐 은행형태로 바꾼 후 내년부터 매각을 추진한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 방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작년말 기준 총자산 325조7000억원이며, 4월말 기준 14개 자회사와 64개 손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일단 예금보험공사(예보)는 다음달 15일 매각공고와 함께 우리금융을 인적 분할해 경남은행지주와 광주금융지주를 설립한다. 이후 두 지주사를 각각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합병시킨 뒤 지분 56.97% 전체를 각각 매각한다.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F&I 등 증권계열사의 경우 우리금융이 직접 개별 또는 패키지로 판다. 예보가 매각할 경우 주요 계열사의 예보 지분율이 30% 밑으로 떨어져 매각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금융의 이사회 결의와 매각자문사 선정 등을 고려해 오는 8월중순쯤 매각공고가 난다.
지방은행과 증권계열사의 최종인수자가 선정되면 내년 1월부터 우리은행 매각이 본격화된다. 신속한 매각을 위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합병, 은행 형태로 전환한 뒤 지분 전체인 56.97%를 한꺼번에 파는 구조다. 금융지주사가 우리금융을 사려면 지분을 95% 이상 인수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을 고려한 셈이다.
개별 매각에 실패한 증권 계열사는 은행의 자회사로 함께 매각된다. 다만 매각대상 지분은 은행을 팔기로 한 시점의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리금융에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 지난 5월말 기준 5조7000억원을 회수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자회사를 먼저 매각하면서 인수자의 자금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잠재인수자의 범위가 훨씬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추진일정을 구체적으로 미리 제시함에 따라 매수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제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