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中 부동산 억제책, 별 효과 없을 것"

by민재용 기자
2011.02.18 10:04:17

인플레 우려로 부동산 수요 계속 증가
유동성 회수 정책도 효과 미미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중국 정부의 잇단 부동산 가격 상승 억제책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전망했다.

피치의 아시아·태평양 기업팀 팀장 왕잉은 18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다양한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에도 불구, 올해 부동산 가격은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고조되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이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외지인의 주택 매입을 제한한 베이징시의 부동산 규제 방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베이징시는 외지인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외지인이 주택을 구입하기 전 5년간 세금납부 사실을 증명토록 하고, 2채 이상의 주택 구입도 금지 시켰다.

그는 "이 정책으로 베이징시의 부동산 거래 움직임이 둔화될 수는 있겠으나 가격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예측대로 시장에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외지인이 많지 않다면 이 정책은 원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치는 또 시중의 유동성을 줄이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도 부동산 가격 하락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시중의 유동성을 옥죄기 위해 기준금리와 은행의 지급 준비율을 올려왔다.

그는 "유동성 회수 노력은 자금력이 부족한 군소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는 일정부분 타격이 가겠지만 강한 브랜드 네임과 개발가치가 높은 토지를 보유한 거대 개발업자들에게는 별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며 "이들 거대 개발업자들은 여전히 은행으로부터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올해 1분기 중국의 부동산 거래량이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추가 부동산 규제책이 계속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투자자들이 당장의 매수보다는 관망세에 들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고조되고 있어 2분기 이후부터 차츰 거래가 활발해져 올해 전체 부동산 거래량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