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인 줄도 모른채 달콤한 건배

by경향닷컴 기자
2009.03.27 11:49:00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경향닷컴 제공]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선생님과 제자들의 모습이 단란하다. 고등학교 교사 엘레나 세르게예브나는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선물과 꽃다발을 들고 찾아온 학생들로 눈물까지 글썽인다. 그러나 샴페인의 달콤함이 혀에서 사라지기도 전 이들에겐 마치 독배와도 같은 고통이 시작된다. 제자들이 한순간 ‘강도’처럼 본색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졸업을 앞둔 제자들은 대학진학을 위해 좋은 성적이 필요했다. 망친 수학시험지를 오늘밤 안에 고쳐야 한다. 마침 세르게예브나는 내일 있을 채점에 참가할 뿐 아니라 답안지를 모아둔 금고의 열쇠를 현재 보관 중이다. 제자들은 인생의 성공을 위해 걸림돌이 되는 성적을 당연히 고쳐야 한다며 열쇠를 달라고 요구한다. 이들의 요구는 협박과 회유, 흥정, 폭력으로까지 이어지고…. 제자들이 말끝마다 들먹이는 “존경하는…”은 교사로서 치명적인 모욕으로 돌아온다. 열쇠는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