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좋아지는 3가지 혈액 나빠지는 3가지
by조선일보 기자
2009.01.07 10:15:00
하루 고등어 한 토막으로 혈액의 묵은 때 벗겨 내자
[조선일보 제공] 혈액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실천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혈액 건강을 위해 해야 할 일 3가지와 하지 말아야 할 3가지를 정리했다.
혈액을 깨끗하게 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인 운동이다. 혈액은 흐르는 강물과 같아 천천히 흐르거나 한 곳에 정체해 있으면 안된다. 운동으로 혈액이 온몸을 빠르게 순환하면 혈액 내 나쁜 물질은 걸러지고 좋은 물질은 늘어난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팀이 지난해 미국 임상내분비대사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74명의 여성들에게 10주 동안 일주일에 3번, 1회 1시간씩 재즈 에어로빅(재즈댄스와 에어로빅을 합성한 운동)을 하도록 한 결과 혈당과 혈중 지질을 낮추는 좋은 호르몬(아디포넥틴)은 증가하고 혈당과 지질을 높이는 나쁜 호르몬(RBP4)은 줄었다.
임수 교수는 "걷기, 달리기, 에어로빅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당뇨병,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혈액 속 물질은 감소하고 이를 예방하는 물질은 증가한다"고 말했다.
혈액을 깨끗이 하려면 근력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 근육은 당 대사에서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근육이 충분해야 혈액 내 당이 필요한 양보다 많아졌을 때 빨리 소모해 당뇨병 등을 막는다. 순서는 유산소 운동을 먼저 한 다음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의 비율은 7대3 정도가 좋다.
| ▲ (좌)혈전, 동맥경화가 없는 깨끗한 혈액.(우)중성지방, 염증물질 등으로 더러워진 혈액. / 헬스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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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의 품질을 높이려면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을 피해야 하는 것은 기본. 하지만 현대인들은 이들 음식을 많이 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따라서 먹을수록 혈액을 깨끗하게 하는 음식 섭취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 바로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연어나 고등어 같은 생선이다.
오메가-3 지방산을 하루 1g씩 먹으면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춰주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등어 한 토막을 먹으면 오메가-3 지방산 1g을 섭취할 수 있다.
강남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백상홍 교수는 "최근에는 오메가-3 지방산에 급사(急死) 예방효과도 있다는 논문도 나오고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동맥경화반이나 심근세포막을 안정화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급작스러운 혈관 파열이나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는 부정맥 발생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메가-3 지방산 외에 와인이나 마늘 등에 많이 든 비타민C나 비타민E와 같은 항산화제도 혈액을 깨끗하게 만들고 혈류의 흐름을 좋게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항산화제의 혈류 개선효과와 심장병 예방효과는 아직 논란 중이다.
혈액 순환을 좋게 해준다는 약을 비타민처럼 매일 한 알씩 챙겨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진통·해열제로만 알았던 아스피린이나 고지혈증 환자들만 먹는 줄 알았던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저용량으로 매일 꾸준히 복용하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부터다. 세계보건기구와 미국심장협회는 지난해 하루 한 알의 저용량 아스피린이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얼마 전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스타틴의 예방적 효과를 입증하는 대규모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이들 약물을 복용할 필요는 없다. 뇌·심혈관 질환을 갖고 있거나 이들 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있으나, 혈액이 깨끗한 사람이 단순히 혈류 개선이나 심혈관 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출혈, 위장장애 등 부작용과 비교하면 별로 얻을 게 없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이상철 교수는 "고혈압이 있으면서 비만, 당뇨병을 같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고혈압이 있으면서 40대 이상이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아스피린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심장병 위험인자가 없는 건강한 사람이나 단순 고혈압 환자는 굳이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은행잎 추출물을 주 성분으로 한 혈류 개선제도 혈액 내 혈소판이 뭉치는 것을 막아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혈류의 흐름을 좋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혈액에도 마찬가지. 담배를 피우면 혈액의 품질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흡연을 하면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혈액 내 백혈구 수치가 올라가고 담배연기 속 일산화탄소가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보상 작용으로 적혈구가 많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되면 혈액이 끈적끈적해진다.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면 혈전이 잘 생길 뿐 아니라 혈관을 손상시키는 염증물질이 많이 분비된다. 이는 동맥경화증, 뇌졸중, 심장마비 등의 원인이 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혈중 백혈구 수치가 높다. 문제는 백혈구 수치가 높으면 사망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
2007년 미국 심장학회 저널에 발표된 미국 국립노화연구소 카멜린다 루기에로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2800명을 대상으로 45년간 연구한 결과, 백혈구 수치가 정상 범위(4000개~1만개/μl)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6000개~1만개인 사람은 3500개~6000개인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30~40% 높았다. 백혈구 수 3500개를 기준으로 1000개씩 늘 때마다 사망위험은 10%씩 올라갔다.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방수미 교수는 "일반인들의 백혈구 정상 수치는 4000개~1만개이지만, 흡연자들은 1만2500개를 상한선으로 잡는다. 그만큼 백혈구가 많다는 뜻이다. 한달 정도만 금연해도 백혈구 수치가 정상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혈액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이다. 스트레스의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것이 혈액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에 대항하기 위해 혈액 내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산화 스트레스는 혈액 내 염증물질을 만들어내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을 일으킨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담배를 피거나 칼로리가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등 혈액 건강에 좋지 않은 행동을 하게 돼 2차적으로도 문제를 일으킨다. 이상철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흡연, 음주, 폭식 등 혈액을 더럽히고 혈관을 손상시키는 방법으로 해결하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운동이나 취미생활 등 건강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잇몸병, 만성위염, 코골이 등을 치료하지 않고 오랜 기간 방치하는 것도 혈액의 질을 떨어트린다. 이런 질환이 있을 때 해당 부위에 침입한 세균을 죽이기 위해 생기는 염증반응 물질들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돌아다니며 질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미국 국민건강 및 영양 조사(NHANES)를 바탕으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주염이 있는 사람은 심장마비를 일으킬 위험은 2.1배, 뇌졸중에 걸릴 위험은 2.8배 높았다.
만성 수면무호흡증도 마찬가지다. 고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는 "코골이 환자는 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돼 만성염증 상태가 지속된다. 코골이 환자는 다른 사람들보다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가 많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백상홍 교수는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염증성 질환을 방치해두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증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염증질환이 생기면 그때그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