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지분형주택`의 딜레마

by남창균 기자
2008.01.18 10:24:56

[이데일리 남창균기자] 새 정부의 `반값` 아파트인 지분형 주택은 집값이 올라야만 성공할 수 있다. 이는 집값 안정을 대원칙으로 내세운 새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지분형 주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금리(7-8%)이상으로 집값이 올라야 한다. 그래야만 투자가 이뤄진다.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자선사업으로 투자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새정부는 지분형 주택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모든 집값이 덩달아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지분형 주택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보다 20-30% 싸기 때문에 이 폭 만큼만 오른다면 기존 집값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투자수익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송파신도시 중소형주택 분양가는 주변시세의 절반 수준인 3.3㎡당 900만원대이다)
 
하지만 신규아파트 값이 오르면 기존아파트 값도 오를 수밖에 없다.

정부는 그동안 주택에 대한 인식을 투자목적이 아닌 주거목적으로 바꿔줄 것을 주문해 왔다. 투자목적의 주택거래로 인해 집값이 폭등해 왔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지분형 주택은 주택을 투자목적으로 삼아달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고도 집값이 안정될지는 의문이다.



서민주택에서 생기는 시세차익을 투자자 몫으로 돌리는 게 맞느냐 하는 문제도 짚어야 한다. 그동안 분양주택에서 생기는 수익은 건설업체, 수요자가 나눴는데 앞으로는 건설업체, 수요자, 투자자가 3분하게 되는 셈이다.(중대형 아파트는 업체, 수요자, 정부(채권입찰제)가 3분하고 있음) 

소액으로 당첨된 사람이 비싼 값에 전월세를 줄 경우 서민이 서민의 등을 치는 꼴이 된다. 5000만원에 주택을 분양 받아 1억원 정도에 세를 줄 경우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분형 주택은 당첨되는 소수의 서민에게는 혜택이 돌아가겠지만 주택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키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알쏭달쏭` 지분형주택
-수요자가 10년 뒤에도 매각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는 어떻게 자금을 회수할까
-투자자에게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줘도 될까  
-투자용 주택의 성격을 갖는데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해도 될까
-서민의 내집마련을 위해 도입한다면서 전월세를 허용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