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캐즘극복’ 독일 프리미엄車 3사에 공급하는 K배터리

by논설 위원
2026.04.22 05:00:00

삼성SDI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에 조 단위 규모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 계약으로 삼성SDI는 기존의 BMW 아우디와 함께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3사에 모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게 된다. 2028년부터 공급이 시작될 제품은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로 중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쿠페용으로 크기는 작지만 높은 출력을 내는 사양이다.

전기자동차의 수요 둔화, 이른바 ‘캐즘’ 국면에서도 한국의 배터리 산업이 다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독일 빅3’로 불리는 벤츠 등 완성차 3사의 까다로운 품질과 안전 기준을 통과했다는 점을 보면 K배터리의 기술 경쟁력을 재확인할 수 있다. 더구나 중국의 배터리 글로벌 강자인 CATL이 쌓은 자본과 기술력의 아성을 뚫고 거둔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 벤츠 공급 물량은 삼성SDI가 일찍 유럽에 진출한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어서 관세 리스크도 벗어나게 된다.



근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투자와 생산 계획이 조정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K배터리 한 축을 담당해 온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일부 고객 기업 및 배터리팩 제조기업과 공급계약 변경 취소 사태를 맞는 등 어려움도 겪었다. 하지만 잘 이겨내면서 나아가고 있다. 최근의 전기차 캐즘도 산업 전반의 구조적 위기라기보다 수요 조정기의 속도 조절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란 전쟁 여파로 고유가 시대가 예고돼 있고 기후 아젠다도 여전한 만큼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다시 살아날 공산이 크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의 기술력이 한층 중요해진다.

삼성SDI의 이번 수주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기업 체력과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의 중요성을 다시 보여줬다. 용량과 기능, 안전성과 수명 등 핵심 성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영업력을 강화해야만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유지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중국 업체를 이기기 어렵다. 기술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북미와 유럽 현지 생산체제를 통한 소재 부품의 공급망 리스크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는 점은 상시 과제다. 정부 역시 정책 일관성 유지와 관련 인프라 지원에 나서야 한다. K배터리의 약진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