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물가 둔화에 ‘금리인상 종료’ 기대…환율 1300원으로 급락[외환브리핑]
by이정윤 기자
2023.11.15 08:36:29
역외 1303.5원…23.3원 하락 출발 전망
미 10월 소비자물가 3.2%↑, 예상치 하회
근원물가 4.0%↑, 시장 예상치 밑돌아
연준, 다음달 금리인상 가능성 ‘0%’로 급락
미 국채 금리 급락·달러화 약세 전환
장중 3대 실물 경제 지표, 미-중 정상회담 주목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1330원 부근까지 올라온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00원대로 내려갈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물가 둔화가 확인되면서 ‘금리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미 국채 금리 급락, 달러화 약세 전환으로 환율 하락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다만 1300원 아래에선 저가매수가 대기하고 있어 환율 하단이 지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03.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1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28.9원) 대비 23.3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을 마무리 지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미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2%로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3.3%)를 소폭 밑돌았다. 직전월 상승률(3.7%) 대비 크게 둔화했다.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로는 보합(0.0%)이었다. 역시 시장 예상치(0.1%)보다 밑돌았고 전월 상승률(0.4%) 대비 크게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0%, 전월 대비 0.2% 각각 올랐다. 시장예상치는 각각 4.1%, 0.3%였다. 여전히 연준 목표치 대비 2배 높은 4.0%이긴 하지만, 2021년 9월 이후 최소 상승폭을 기록했다. 6%를 넘던 수치가 4%까지 내려온 셈이다. 근원물가는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연준이 보다 중시 여기는 지표다. 그만큼 연준이 긴축 사이클을 끝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진 셈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다음 달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0%로 급락했다. 전일만 해도 14.5%였는데 아예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라진 것이다. 내년 6월 25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은 56.3%까지 올랐다.
물가 둔화에 미 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8.0bp나 급락한 4.456%를, 30년물 국채금리도 12.4bp 내린 4.634%를 나타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무려 20.3bp 떨어진 4.842%로 집계됐다.
달러화도 약세로 전환됐다. 달러인덱스는 14일(현지시간) 오후 6시 16분 기준 104.05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월 13일 이후 두 달여 만에 104선으로 내려온 것이다. 달러 약세에 달러·위안 환율은 7.24위안, 달러·엔 환율은 150엔대로 모두 하락세다.
뉴욕증시의 훈풍이 국내증시에도 이어지며 이날 주가는 큰 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유입되며 환율 하락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1300원 아래서는 수입업체 결제를 비롯한 대규모 저가 매수세가 이어지며 환율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1300원선이 지지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경 중국의 3대 실물 경제 지표인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산업생산가 발표된다. 이들 지표는 다소 개선되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이날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장 마감 이후 미국 10월 소매판매도 발표된다. 소매판매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전월비 -0.3%로 9월(0.7%)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소매판매가 전월비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을 뒷받침해, 추가 환율 하락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