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삼척산불, 진화율 70%…산림청장 “완전 진화 언제일지 확답 어려워”

by문승관 기자
2022.03.09 12:48:59

밤새 ‘금강송 군락지’ 불 번져…“8할가량 진화, 대왕 소나무 피해 없어”
산불영향구역 광범위하고 인력 접근하기 어려운 곳 많아 헬기 더 필요
강릉·동해산불 진화 헬기, 울진 추가 투입…“공세적 진화, 성과 낼 것”

[울진=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울진·강원산불이 발생한 지 엿새째로 접어들었지만 완전 진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력과 장비가 들어서기 어려운 곳을 중심으로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소광리와 응봉산 등 서쪽 지역은 불길이 강해지고 있다. 다만 우려했던 바람이 예상보다 세지 않아 전체적인 진화는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당국은 좀 더 공세적으로 진화작업에 나선다면 예상보다 주불 제압 시기도 빨라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최병암 산림청장이 9일 경북 울진군 죽변면 봉평리 산불현장대책본부에서 산불 진화 상황 등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최병암 산림청장은 9일 울진 봉평신라비전시관 산불지휘본부에서 “전날 야간작업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현재 산불 진화율은 60%에서 좀 더 올라 현재 70%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전날 소광리 금강송보호구역 바깥에 있는 화선이 침입하는 비상상황이 있었는데 야간에 공중진화대원과 특수진화대원이 진화에 총력을 기울여 8할가량 진화를 완료했다”며 “대왕 소나무가 있는 핵심보호림에는 피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날 오전 북동풍에서 오후에 동풍으로 바뀌는데 풍속이 3m로 세지 않기 때문에 항공작전이나 진화작전에 상당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어제보다 좀 더 공세적으로 작업할 계획이다”며 “연무로 차질이 있을 수도 있으나 바람이 세지 않기 때문에 진화는 작업은 순조로우리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소방·산림당국은 일출과 동시에 헬기 82대를 투입했고 진화차 등 지상 장비 305대, 인력 3970명 등을 투입했다. 응봉산 쪽은 산세가 험해 지상 진화가 어렵고 불길도 강해 공중 전력을 쏟아붓더라도 진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언제까지 불을 완전히 끌 수 있다고 확답하긴 어렵다”며 “최대한 진화율을 높이겠다”고 했다.

산불 영향구역이 워낙 광범위한 데다 지상 인력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 많아 헬기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헬기가 2시간 운항한 뒤 주유를 하고 급수를 하러 가는 등으로 실제 진화작업에 투입할 수 있는 헬기는 전체 헬기의 3분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국은 강원 강릉·동해 쪽 산불이 전날 완전 진화함에 따라 이곳에 투입했던 헬기를 지원받기로 했다.

9일 연무와 산불연기가 얽혀 있는 강원 삼척시 원덕읍 사곡리 산불현장. 꺼지지 않은 잔불 탓에 산등성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화세가 가장 세다고 판단되는 응봉산 일대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최 청장은 “남쪽 부분(대흥리)이 정리되는 대로 헬기를 응봉산 지역으로 투입해 진화효율을 높이겠다”며 “강릉·동해지역 잔불 정리에 투입한 헬기를 울진 산불 지역에 추가 투입하겠다”고 했다. 산림당국은 이와 함께 일부 주민이 대피 후 집으로 돌아가고 있어 이들 거주지 부근의 잔불 점검과 관리, 감시 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현재 울진·삼척·동해·영월·옥계 등 울진·강원산불로 피해를 본 면적은 서울(6만524㏊) 면적의 약 37.5%에 달하는 2만2671㏊(울진 1만7418, 삼척 1253, 강릉 1900, 동해 2100)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미 지난 2000년 강원 강릉·고성산불(2만3794㏊) 이후 두 번째로 큰 피해 규모다. 울진·삼척산불은 진화율은 아직 70%에 그쳐 지난 2000년 피해 규모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