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북한엔 협상 기회될 수도

by신정은 기자
2021.03.21 12:40:01

SCMP "中, 美와 北비핵화 압박할 가능성 줄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바이든 행정부 이후 첫 고위급 회당에서 정면 충돌한 가운데 북한에는 이같은 갈등이 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미중 갈등 속에 중국이 미국을 도와 북한에 핵무기 문제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은 작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정부에서 정보 분석관으로 일했던 레이첼 민영 리는 “북한은 미중 균열이 커지는 것을 기회로 보고 있을 수 있다”며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이 비핵화를 위해 자국에 압력을 가할 동기가 약해졌기에 북한이 미국을 향해 좀 더 꿈틀거릴 공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제재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미국 국무부는 이번에 아시아 동맹국인 한·일 양국을 찾아 이부분에 대해 논의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조만간 대북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선 중국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다.



토니 블링컨 장관은 지난 18일 한미 ‘2+2회의’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중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도록 설득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도 미국 측은 북핵 문제를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양국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이뤄진 최고위급 대면 회담에서 첨예한 입장차를 보인채 뚜렷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중국은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동맹국인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보내기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매체의 분석이다.

자오퉁 카네기칭화센터 선임연구원은 “만일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호의를 보였다면 중국은 북한 문제와 관련한 협력에서 더욱 적극적 태도를 보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가 보기에 미중 관계가 근본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적기 때문에 북핵 문제 협력 공간도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