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미영 기자
2013.03.24 15:42:29
교통혼잡·대기오염 막기 위해 차 번호판 배부 제한
번호판 경매가격 크게 상승..FT "근본적 해결책 못돼" 지적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중국인들에게는 집과 차를 사는 게 꿈이다. 그러나 한가지 더 있다면 바로 차 번호판이다. 최근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과 싸우고 있는 중국이 실시하는 차 번호판 발급 제도가 차 번호판 가격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최근 중국 대도시 정부는 교통혼잡과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 숫자나 산업화 도로 축소를 고려하면서 교통혼잡세나 차 번호판 경매와 추첨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베이징에서는 추첨을 통해 한달에 2만개로 제한해 차량 번호판을 배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거주자들은 차 번호판 추첨보다 복권당첨이 더 쉽다고 말할 정도다. 광저우는 1년에 한번씩 경매와 추첨 조합 방식으로 차 번호판을 부여하고 구이양에서도 제한된 추첨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경매나 중개인을 통해 차 번호판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거래 가격이 크게 뛰고 있다. 실제 상하이에서는 차 번호판 가격이 3배 가까이 뛰면서 왠만한 저렴한 차 가격을 웃돌고 있다.
상하이 와이탄 근처의 차 번호판 경매소 입구에는 매달 토요일 열리는 차번호 경매 참여를 등록하기 위한 인파게 길게 줄을 서고 있고 그 근처에는 차 번호판을 팔려는 중개인들도 몰려있다. 또 상하이은행에서는 경매소에서 산 차 번호판 값을 지불하기 위해 은행을 찾는 부유층을 위한 창구를 마련해놨다. 이달만 해도 경매를 통해 배포된 9000개 번호판 중 하나를 사는데 9만 위안(1620만원)이 들었다.
차 번호판 가격이 계속 오르자 앞으로 차를 사려는 사람들까지도 번호판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경매에 참여하며 가격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차 구매 의향이 있는 진샤오웨이는 “가능한 빨리 번호판을 얻고 싶다”며 “중개인을 통하지 않으면 차 번호판을 갖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하이시는 중개인들을 단속하려고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양상이다. 중개인은 수수료로 500~1000위안(9~10만원선)을 덤으로 챙기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차 번호판 추첨 방식 등이 교통혼잡 증상을 일부 완화시켜도 주된 원인을 뿌리뽑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교통규제가 잘 지켜지지 않고 주차난이나 불편한 대중교통이 더 큰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일본 도쿄나 미국 뉴욕은 베이징보다 인당 자동차 수가 더 많지만 교통혼잡은 거의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