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10개 시·도서 무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

by한규란 기자
2012.07.31 10:12:46

이채익 의원 "정유사 독점구조 깨는 대책 필요"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정부가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전국 10개 광역시·도에서 무상표 자영주유소(자가폴·무폴)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가 31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이채익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5개 광역시·도(제주도 제외) 가운데 10곳에서 알뜰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이 무상표 자영주유소 가격보다 더 비쌌다.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자가폴 주유소보다 비싼 곳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강원, 전북, 전남, 경북, 경남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자가폴이 1893.77원이었고 알뜰주유소가 1894.71원으로 0.94원 더 비쌌다.

휘발유 가격 차이가 가장 큰 곳은 대전으로 알뜰 주유소가 자가폴 주유소보다 37.74원 비쌌다.

경유는 대구, 광주, 대전,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11개 광역시·도에서 알뜰주유소가 더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대전의 알뜰 주유소가 1728.60원으로 자가폴 주유소보다 ℓ당 52.07원 비싸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알뜰주유소는 SK에너지(096770),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010950) 등 정유 4사보다는 대체로 싸게 팔았다. 하지만 이들 중 어느 한두 상표보다 비싸게 파는 지역도 휘발유는 6곳, 경유는 4곳 있었다.

이채익 의원은 “치솟는 기름값을 안정화하고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무작정 알뜰주유소만 늘릴게 아니라 정유사들의 독점적 구조를 깨는 등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보좌관은 “알뜰주유소와는 다르게 기름 공급단계를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며 “현재 (김대중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이태복씨가 추진 중인)국민석유회사 등 단체와는 따로 접촉하지 않았지만 공급 구조를 달리해 기름값을 낮춘다는 취지에는 찬성한다”고 말했다.

국민석유회사는 소비자가 직접 기름 공급자가 돼 현재보다 기름값을 20% 낮추자는 취지로 설립 단계에 들어섰다. 1600만 명의 차량 소유자들이 1인 1주 갖기 운동을 통해 초기 설립자금 1000억 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만들어지면 국내 정유 시장은 SK에너지(096770), GS칼텍스, 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등 4사 경쟁체제에서 5사 경쟁체제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