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고, 넘기고, 붙이고..` SK 사업구조 대개편

by전설리 기자
2010.05.18 09:50:05

7월 SK차이나 출범 앞두고 국내 사업 구조조정
주력 IT·에너지 계열사 재편 구상 활발

[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SK그룹이 오는 7월 SK차이나 출범을 앞두고 국내 사업 재편도 함께 구상중이다.

주력인 정보통신(IT)과 에너지를 중심으로 보다 효율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하에 물밑에서 분사와 통합 밑그림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18일 SK(003600)그룹 관계자는 "SK차이나 출범을 앞두고 주요 사업의 계열사 재배치와 합리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SK에너지(096770)는 글로벌 에너지기업을 벤치마킹해 석유, 화학 등 각 사업부를 분사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기존 백화점식 경영에서 탈피해 스피드 경영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분사 이후 자회사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중간지주사 체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중이다. SK에너지가 석유, 화학, 윤활유, 자원개발 사업을 하는 여러 개 분사 자회사를 관리하는 중간 지주회사로 변신하는 방안이다.

SK에너지는 오는 5월말~6월중 이사회를 열어 중간지주사 체제 도입과 사업별 분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하반기에는 분사 실무 작업 진행, 내년 1월 분사한 새로운 회사들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SK에너지는 이와 함께 석탄 사업과 중고차 매매사업을 SK네트웍스로 넘기기로 했다.
 
계열사끼리 중복 진출했던 사업을 한 곳으로 집중해 효율을 높이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SK에너지는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기업 역량을 2차전지, 그린폴(Green Pol·친환경 플라스틱) 등 신성장 녹색 사업에 결집시킨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017670) 등 IT 계열사의 재편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휴대전화 인터넷 서비스인 `네이트`를 SK커뮤니케이션즈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컨텐츠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운영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장기적으로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033630)가 합병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KT와 LG 통신 계열사가 통합했듯 SK도 유·무선 사업을 통합시키는 것이 영업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지주사 SK㈜와 SK C&C(034730)가 합병될 것이라는 전망도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지주회사인 SK㈜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분 44.5%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지주회사격인 SK C&C가 결국 합병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SK그룹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최태원 회장이 최근 밝힌 경영 전략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최 회장은 올해 초 `2010 회장과의 대화`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분사와 통합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구조조정 작업이 가시화 되는데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사업 재편안은 큰 틀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가지 구조조정 방안의 일부"라며 "계열사 재편의 경우 양측에서 제시하는 가격차를 조정하고 양측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내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