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체 너도나도 `분양연기`

by박성호 기자
2008.08.14 11:15:08

1∼2개월은 기본..내년으로 분양연기 속출

[이데일리 박성호기자]주택업체들이 아파트 분양시기를 연기하고 있다.

주택경기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섣불리 분양에 나섰다가 대거 미분양이 될 경우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택업체들 중 대부분은 1~2개월 정도 분양을 미루고 있으며, 아예 내년으로 사업을 연기한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경



1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 서울 및 수도권에서 분양키로 했다가 연기한 단지가 총 53곳, 2만7635가구에 달한다. 실제 풍림산업(001310)은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인 인천 `청라 엑슬루타워`의 분양 일정 및 계획을 최근 수정했다. 이 사업은 당초 올 상반기에 분양할 예정이었다.

풍림산업은 `엑슬루타워` 오피스텔은 이달 20일에 우선 분양하기로 했다. 이는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오피스텔 전매제한을 피하기 위해 것이다. 반면 주상복합아파트는 9월 이후 시장 상황을 보고 분양키로 했다.

금호산업(002990) 건설부문이 코오롱건설과 함께 경기도 평택시 장안동에 분양키로 한 `평택 장안 북시티`도 한 차례 분양이 연기된 케이스다. 당초 이 사업은 지난 4월 분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분양 시장이 침체되면서 8월 분양으로 연기됐었다. 하지만 현재는 이달 분양도 장담할 수 없다는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공공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주택공사는 총 2533가구의 인천 남동구 만수동 휴먼시아 분양을 지난 5월에서 이달 분양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아예 내년으로 분양을 연기한 곳도 늘고 있다. 월드건설은 경기도 평택시 동삭동에 총 4400가구의 월드메르디앙을 당초 올 12월에 분양키로 했었다. 그러나 월드건설은 인·허가 지연 및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분양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다.

동일토건도 올 하반기 분양키로 한 인천 연수구 동춘동 `동일하이빌`의 분양일정을 재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선 내년으로 분양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주택업체들이 분양을 미루는 이유는 경기 침체 영향이 가장 크다. 섣불리 분양에 나섰다가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회사 경영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올 초에는 밀어내기 분양 물량이 많아 분양을 미뤘는데, 현재는 미분양 우려 때문에 분양을 못하고 있다"며 “분양이 연기되면 금융비용이 더 나갈 수 밖에 없어 업체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보완, 미분양 대책을 내놓기로 한 부분도 분양 연기의 이유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