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나의 올 댓 트렌드)변화의 중심, 뉴 제너레이션

by김서나 기자
2008.06.03 09:57:15

[이데일리 김서나 칼럼니스트] 촛불문화제를 이끌어낸 원동력으로 10대 청소년들의 역할이 집중조명 받으면서 한국 사회는 이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환영하고 있다. 촛불소녀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알파걸들을 비롯한 10대들은 '2.0세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고 다양한 정보를 얻는 2.0세대는 논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사에도 밝다. 따라서 이번 촛불 문화제를 주도한 이유를 단지 광우병 걸린 소고기를 먹기 싫어서, 좋아하는 스타가 광우병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고만 해석할 수는 없다.

영어 몰입 교육, 0교시 수업 등으로 쌓였던 불만이 광우병이라는 이슈를 만나 표출된 것. 눈치만 보며 늑장 부리는 어른들을 기다리다 못해 잠재적 유권자로서 직접 정치적인 목소리를 냈다. 2.0세대들의 촛불문화제는 다른 세대들의 각성을 촉구했고, 점차 폭넓은 참여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성세대는 젊은 층이 튀는 행동을 할 때마다 새로운 이름을 붙여가며 호들갑을 떨어왔는데, 금방 기억에서 사라진 용어들도 많지만 그 가운데엔 당시의 시대문화를 대표하는 코드로 자리 잡은 것들도 있다.

▲ 너바나
이젠 40대가 되었지만, 탄생 당시엔 30대의 나이였고, 80년대 학번에 60년대 생이었던 '386세대'는 학생운동을 통해 민주화를 이룬 의미를 가지며, 90년대에 20대를 보낸 'X세대'는 미국의 경우 베이비붐세대의 후손으로서 당시 미국 경제가 불황이었던 이유로 어둡고 반항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국내의 X세대는 어려운 시절을 겪은 부모님으로부터 아낌없는 지원을 받고 자라 소비 지향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을 가진다.

이후 인터넷 문화가 확산되면서 80년대 생들을 주축으로 한 'N세대'가 등장했다. 네트워크에서 따온 말.



하지만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N세대가 최근엔 다른 세대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민주화 운동을 대학생들이 이끌어왔다고 봤을 때,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소고기 반대 시위에서 어린 10대 동생들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

게다가 이 민감한 시기와 겹쳐서 열린 대학 축제 기간 중, 서울대 학생들이 게스트로 출연한 원더걸스를 가까이 보겠다고 아우성치다 넘어진 사건이 알려져 창피까지 당했다.대학생들을 비롯한 20대들이 사회적 문제에 둔감해진 건 물론 이유가 있다.

'97년 말 터진 IMF사태로 어린 시절 경제적 어려움이란 것을 경험했고, 사회 진출을 앞둔 나이엔 극심한 취업난과 비정규직 확대로 인해 치열한 경쟁 속에 던져진 것.

이제 달갑지 않은 '88만원 세대'라는 이름도 붙었다.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는 중심 연령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격세유전 이론도 등장했다.
 
보수 성향을 띠는 88만원 세대는 청년 시절 새마을운동을 겪은 부모님을 두었고, 2.0세대의 경우 사회 참여 의식이 높은 386세대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다는 말.

하지만 이러한 이론이 결정적인 건 아니다. 20대들에겐 아직 시간이 많다. 현 상황에 체념하기보다 스스로 변화의 중심으로 나선다면
88만원세대라는 오명을 벗고, N세대보다도 멋진 이름으로 불리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