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틀 연속 “韓 방위비 분담금 지불 안해” 거짓 주장

by김윤지 기자
2024.10.17 06:37:54

폭스뉴스서 또 방위비 분담금 언급
"韓에 더 이상 이용당할 수 없어"
CNN "트럼프, 주한미군 관련 거짓 주장"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틀 연속 재집권시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시사했다. 이번에도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내지 않았으며 주한미군 규모를 부풀리는 등 거짓 주장을 반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서 해리스 포크너의 사회로 폭스뉴스 타운홀 미팅에 참석했다.(사진=AFP)
16일(현지시간) 방송된 폭스뉴스의 ‘포크너 포커스’ 타운홀 미팅에서 “한국에 4만2000명의 미군이 있다”며 “그들(한국)은 돈을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그들에게 돈을 내도록 했는데, 바이든(대통령)이 ‘그들은 더 이상 돈을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부유한 국가라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시작해야 한다, 더 이상 이용당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 CNN 방송은 ‘트럼프, 1시간 동안 폭스 타운홀 미팅에서 최소 19개의 거짓 주장’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왜곡된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국에는 일반 근무자를 포함해 한국에는 2만7000명의 미군이 있다”며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트럼프 1기 때 지불했던 것보다 미군 주둔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정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 경제클럽 대담에서도 한국을 “돈을 버는 기계”(MONEY MACHINE)에 비유하면서 자신이 재임 중이라면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원)를 지불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에도 그는 “주한미군 규모가 4만명”이라면서 한국이 관련 비용을 “전혀 지불하지 않았다”고 거짓 주장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 수준의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고, 주한미군 주둔비용도 한미가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부담하고 있다.

그는 각종 유세와 인터뷰에서 재집권시 한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집권 1기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에 방위비 분담 5배 인상안을 내놨으나 양측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장기간 표류하다 2021년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양측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됐다.

특히 이달초 한미 양국은 2026년 이후 5년간 적용되는 제12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을 마무리했다. 2026년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인상한 1조5192억원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매년 분담금을 올릴 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협정 만료 1년 3개월이나 남겨두고 타결한 것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재협상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