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폭염·늦더위의 힘…여름제품 성수기도 바뀐다
by노희준 기자
2024.09.06 06:15:00
8월까지 폭염·열대야 이어져 여름제품 ''늦바람''
신일전자 선풍기 8월 판매량 전년보다 70%↑
코웨이 얼음정수기 8월 판매량 30%↑
까사미아 침구류 8월 80%↑...4~8월 매출도 ''껑충''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선풍기가 9월에도 팔려요. 늦바람까지 났네요”
올해 폭염과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선풍기 등 여름 제품의 성수기가 8월까지 이어졌다. 무더위는 빨라지고 늦더위는 심해져 성수기도 바뀌고 매출은 늘어나는 모양새다. 이에 맞춰 기업이 판매주기와 생산계획도 변경하는 추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신일전자(002700)는 최근 내년 선풍기 판매주기를 새로 설정키로 했다. 기존보다 판매주기를 길게 설정하고 그에 맞춰 향후 생산계획도 조정할 계획이다. 통상 7월말에서 늦어도 8월 초면 그해 여름 선풍기 판매가 거의 종료됐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8월에도 선풍기 판매량이 늘고 있어서다.
실제 신일전자는 올해 8월 한 달간 선풍기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70% 늘었다. 일반적인 선풍기 판매주기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하절기 가전제품 판매는 최고기온보다 최저기온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올해 8월 말까지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자료를 분석해보면 서울의 올해 8월 평균최저기온은 26.3℃로 지난해 8월 평균최저기온 24.3℃보다 2도가 높다. 역시 역대급 더위로 평가되는 2018년 8월 평균최저기온 25.2℃에 견줘도 1.1℃가 높다. 6~8월 여름철 전체 기간을 비교해봐도 올해 여름철 평균최저기온(21.7℃)은 2018년(21.0℃)보다 0.7℃ 높다.
얼음정수기도 8월 판매가 두각을 나타냈다.
코웨이(021240)의 8월 얼음정수기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30% 증가했다. 최근 얼음정수기는 사계절용 성격이 생기긴 했지만 일반적으로 정수기 업계에서는 얼음정수기의 성수기를 5~7월로 보고 있다.
까사미아의 냉감침구류 관련 매출도 올해 8월 전년동기대비 80% 신장했다. 침구류 증가에는 올해 여름철의 열대야일(전국)이 20.2일(1위)로 역대급 더위인 2018년 16.5일(2위)보다 3.7일 많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밤이다. 열대야가 발생하면 체온이 떨어지지 않아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8월까지 무더위가 이어지는 반면 무더위는 한 달 정도 빨라져 전체적인 여름 상품 매출은 증가하는 흐름이다. 코웨이는 4~8월의 얼음정수기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했다. 까사미아도 같은 기간 냉감침구류 관련 매출이 1년 새 50% 늘었다. 같은기간 신일전자도 선풍기 매출이 15% 성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낮에는 덥고 밤에도 별로 시원하지 않아 늦더위가 심하다”며 “이달에도 중순까지는 여름 제품이 판매가 이어질 거 같다”고 했다. 기상청은 추석 연휴 이틀 전인 13일께부터 기온이 점진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