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의회 우회해 우크라 지원하나…"곧 중대연설"

by박종화 기자
2023.10.05 08:49:08

"지원 중단 걱정스러워…우크라 승리, 美 국익과 부합"
美 의회 파행 속 기존 지원 예산은 두 달 안에 고갈될 듯
의회 우회해 미군 재고 무기 추가 지원 가능성 거론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미 의회 파행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곧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의회를 우회해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미 백악관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사진=AFP)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단 지원이 우려되지 않느냐는 기자 질문을 받고 “정말 걱정스럽다”면서 “우리가 약속을 지키는 것이 미국과 동맹국들에 왜 중요한지에 대해 곧 중대한 연설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미국의 이익과 전적으로 부합한다는 주장을 할 것”이라며 “좌우에 상관없이 외교가에선 우크라이나 지원이 전 세계적으로 미국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는 귀중한 활동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미 의회는 지난 30일 2024 회계연도 시작 직전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켜 연방정부 업무 중단(셧다운)을 모면했지만, 초안과 달리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보류됐다.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를 요구하는 공화당 강경파를 달래기 위해서다. 전날 임시 예산안 통과를 주도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해임되면서 총 240억달러(약 32조원)에 이르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물론 나머지 본예산 처리 일정 역시 미궁 속에 빠졌다. 기존에 확보된 우크라이나 예산은 두 달 정도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규 예산 편성 없이 우크라이나를 얼마나 오래 지원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지원)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다. 하지만 지금 그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당장은 고려하지 않겠지만 임시 예산안 효력이 끝나는 다음 달 17일까지 본예산이 통과되지 않으면 의회를 우회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CNN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 사용 권한’(PDA)을 행사해 미군 재고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옥나사 마르카로바 주미 우크라이나대사는 미국의 지원 중단이 우려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물론이다. 지원이 지연되는 것도 우려스럽다”며 “우리는 친구와 동맹국에 100%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