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국 전기차업체에 “중국산 전자부품만 써라"
by이명철 기자
2023.09.17 14:50:28
요미우리 “中정부, 전기차업체에 자국산 부품 사용 지시”
일본·미국·유럽 부품사 수출 차질 우려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 정부가 전기차(EV) 제조사들에 중국산 전자부품을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수출 제한 등 조치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내 공급망 완성을 시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 중국 선전시에 전기차 택시가 대기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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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산업 정책을 담당하는 공업신식화부가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에 중국 기업 부품을 사용하는 지시를 구두로 내렸다고 보도했다.
해당 부처는 업체들에게 국산 부품 사용률에 대한 목표를 달성할 것을 요청했으며 전기차에 사용하는 반도체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중국 공업신식화부와 재정부는 올해 1월 1일 ‘자동차산업 발전에 관한 작업계획(2023~2024)’을 통해 자동차산업 공급망 안정성과 원활함을 보장하고 공급망 안전을 감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요미우리에 “이번 구두 지시는 공급망 강화의 필요성을 명확히 함으로써 제조사들이 국내산 부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조치가 활성화되면 앞으로 일본, 미국, 유럽 부품사들의 중국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요미우리는 중국 연구기관을 인용해 지난해 중국 자동차 부품 시장 규모가 3조8800억위안(약 709조4000억원)이었고 2028년 4조8000억위안(약 877조6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봤다.
요미우리는 지금까지 중국 시장을 일본·미국·유럽의 부품 제조업체가 지배했지만 중국 기업들은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외국 기업과 합작 투자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구동기를 제외한 모든 기술을 확보했으며 전기차의 전자부품도 자체 조달할 시스템을 갖췄다는 판단이다.
이제는 오히려 기술 유출을 막고 있다. 요미우리는 공업신식화부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에게 해외 투자 시에는 주식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로 만들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해외 국가들과 전기차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3일 중국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해 저가 정책으로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조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중국측은 EU가 중국과 경쟁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부품 제조에 과도한 경쟁을 벌이면 일본·미국·유럽의 제조업체들이 경쟁력을 잃고 중국 제품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