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매출에도 불안한 면세점株
by김윤지 기자
2019.08.11 14:38:39
면세점주, 전체 매출 늘었지만 3개월전 대비 25%↓
여행객 감소 우려·경쟁 심화…"12월 돼야 회복 가능"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매출은 좋은데….” 면세점주(株)가 불안에 떨고 있다. 올 초 중국발 훈풍에 들썩였던 대장주 호텔신라(008770)를 비롯해 신세계(004170) 현대백화점(069960) 롯데쇼핑(023530) 애경산업(018250) 등이 부진한 실적과 중국 따이공(보따리상) 단속 강화 등 외부 요인에 다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면세점 대장주로 꼽히는 호텔신라는 지난 9일 0.76%(600원) 오른 7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마감했지만 3개월 전과 비교하면 약 25% 하락했다. 신세계는 2.37%(5500원) 떨어진 22만6500원에, 현대백화점은 0.28%(200원) 떨어진 7만900원에 마감했다. 두 종목도 3개월 전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증시와 달리 면세점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1조6568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고 기록이던 지난해 하반기의 9조7608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3월과 5월 월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7월 신세계 강남점, 11월 현대백화점 면세점, 12월 엔타스 면세점 등 시내 면세점 3곳과 지난 5월 입국장 면세점 개장 등 외형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개별 종목별 속사정은 다르다. 대장주인 호텔신라를 제외하고 애매한 영업이익을 보여줬다. 지난해 면세사업을 시작한 현대백화점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2.7% 감소한 507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면세 부문 영업 적자는 194억원을 기록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은 일매출액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마케팅비용 축소만으로 적자축소가 이뤄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반일감정에 따른 일본 관광객 감소를 비롯해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해외여행객 감소 우려, 대형사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 증대에 대한 한계 등이 이유로 꼽힌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업황을 감안할 때 실적 모멘텀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지난 5월 면세사업을 철수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에 대해 “오히려 수익성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라는 측면에 긍정적”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면세사업은 중국 보따리상을 의미하는 ‘따이공’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가 취약점이다. 국내 면세점 수입의 70~80% 차지한다. 최근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해외 구매대행 행위를 엄격히 단속한다”는 내용을 담은 전자상거래법 감독지침을 발표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는 따이공에 대한 규제 강화로 해석되면서 면세점주에 대한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최소 12월이 돼야 회복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