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당 26불이면 충분"..인수 자신?

by김상욱 기자
2008.09.17 10:15:34

삼성전자, 샌디스크 인수조건 공개..주당 26불
샌디스크 일단 거절..`몸값 올리기` 분석
추가 협상 가능성 여전..성공시 시너지 기대

[이데일리 김상욱 류의성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추진중인 세계 1위 플래시 메모리카드 제조업체 미국 샌디스크에 대한 인수조건이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샌디스크를 주당 26달러, 총 58억5000만달러 가량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인수가격에 대해 상당부분의 프리미엄을 부여했다며 `합리적인 수준`임을 내세워 샌디스크측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샌디스크 이사회는 삼성전자의 제안에 대해 `일단` 거부하는 제스처를 취해 놓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스크의 이같은 결정은 몸값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당 26달러에 샌디스크 주식 전량을 인수할 계획이다. 샌디스크의 발행주는 총 2억2500만주로 전량 인수에 나설 경우 인수 규모는 58억5000만달러(약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당 26달러는 샌디스크 인수에 상당한 프리미엄을 준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샌디스크 주주 반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가 제시한 주당 26달러는 인수추진 사실이 공개된 지난 9월4일 마감가에 93%의 프리미엄을 부여한 수준이다. 최근 샌디스크 주가는 실적부진 등의 영향으로 10달러 중반대에 머물러 왔었다.

삼성전자는 보유현금과 차입을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보유중인 자사주를 활용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의 업황과 발전을 위해서라면 미국 샌디스크가 대의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제안에 대해 샌디스크 이사회는 일단 `거절`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샌디스크는 삼성전자의 제안이 회사의 가치를 현저하게 낮게 평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샌디스크의 장기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경우 협상창구는 열려 있다고 밝혔다.

샌디스크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몸값 올리기` 전략이라는 분석이 강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외에 일본 도시바와의 협력관계를 이용해 인수가격을 높이려는 시도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인수 가능성을 놓고 협의중인 단계"라며 "샌디스크가 제안을 거절한 것은 몸값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그러면서 인수에 '묘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기관투자가들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측은 "샌디스크가 거부한 것으로 보도됐지만 승락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언급,  낙관적 태도를 견지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주당 26달러 정도면 결국 샌디스크가 머리를 숙이고 들어올 것이라는 내부분석을 해놓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일본 도시바의 샌디스크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총 6조5000억원 규모의 인수가격이 상당부분의 프리미엄을 반영했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도시바가 이보다 많은 가격으로 베팅에 나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와관련 일본 도시바도 이날 샌디스크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시바 대변인은 "우리는 샌디스크 입찰이 아니라, 샌디스크 입찰에 대한 언론보도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