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부동산)글로벌 집값회복 국내 집값은
by박성호 기자
2009.12.24 10:06:44
美, 2008년 이전 경제 활황 속 집값 급등
국제경기 회복시 국내 부동산시장도 반등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국제 금융위기를 불러 온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지난 11월 미국 기존주택판매가 전월대비 7.4%나 증가했다. 2007년 2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11월 기존주택 중간가격 역시 전월대비 0.2% 상승한 17만2600달러를 기록했으며 기존주택 재고도 1.3% 낮아진 352만가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국내 부동산 시장도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세에 동조해 상승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 국내 부동산 시장도 미국 등 선진국 상황에 동조화되는 현상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집값은 정책금리가 떨어진 2001년께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해 2006년까지 급등했다. 2007년도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그 폭은 상당히 둔화됐다.
| ▲ 미국 부동산 가격 동향(자료 : 키움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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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LA·뉴욕 등 미국 10대 도시에 애틀랜타·디트로이트 등을 추가한 20대 도시의 주택가격을 종합한 케이스-실러 지수는 기준시점이 되는 2000년(=100)에서 2001년 1월까지 12.39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2001년부터 6년간 100포인트 가깝게 상승했다.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이 형성되는 기간이었던 셈이다.
이 기간 동안 미국 경제 역시 호황을 누렸다. 2001년 경제성장률은 전년대비 0.8% 오르는 데 그쳤지만 2002년 1.6%, 2004년 3.6%, 2006년 2.8%의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7년 2% 증가한 이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2008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1.1%에 그쳤다.
최근 곳곳에서 향후 미국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예상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미국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이런 미국 경제와 주택시장의 밀접한 관계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의 집값도 급등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1년 전국 아파트값은 전년대비 12.69% 상승했으며 2002년 22.87%, 2003년 13.36% 올랐다. 2004년 잠시 주춤했던 집값은 2005년과 2006년 두해 동안 36%가 오르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반면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한국 집값은 그 동안의 급등세를 멈추고 2.21% 오르는데 그쳤다. 그리고 2008년에는 끝모르고 오를 것만 같았던 한국 집값 역시 1.46% 하락했다. 추세적으로 세계 부동산 시장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던 셈이다.
이는 한국 뿐만 아니다. 영국의 주택가격은 2008년 4월(-0.1%) 하락반전한 이후 줄곧 두자릿수 하락율을 기록했고 아일랜드, 스페인 역시 비슷한 시기 하락하기 시작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상승세를 멈추고 2008년부터 보합세로 돌아섰다.
| ▲ 국내 아파트 가격 변동률(자료 : 부동산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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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가속화 된다면 국내 부동산 시장도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은 저금리, 풍부한 유동성 등으로 상승에너지가 충만한 상태다.
하지만 향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실제 부동산 시장으로의 유입은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미국과 세계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부동산 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강남 재건축 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는 환금성이 좋아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금융상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확산된다면 강남지역으로 돈이 몰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셈이다.
▲2009년 아파트 실거래 건수(자료 : 국토해양부) |
실제로 강남지역 아파트는 국제 금융위기가 도래했을 때 국내 부동산 상품 중 가장 큰 폭의 변동을 보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8년 전국 아파트 값 변동률이 -1.46%를 기록할 때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17.68% 떨어졌다.
이상영 부동산114 사장은 "경기가 회복된다면 강남지역 아파트들이 가장 먼저 반응을 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동산 시장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지만 예전과 같은 가격 폭등 현상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지역을 제외하고는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큰 변동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무엇보다 정부의 대출규제가 여전한 상황이고 향후 금리인상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섣불리 부동산 투자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현재의 집값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것도 상승의 걸림돌이다. 결국 세계 경제 회복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큰 폭의 집값 상승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강민석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제 경기가 살아나고 국내 경기도 동반 회복한다면 사람들이 향후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부동산 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적인 상황이 좋아지더라도 국내 부동산 시장 상황을 봤을 때 강보합세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