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6.11.17 12:00:00
스타들의 관객 동원력은?
영화제작자·홍보사 대표들 설문… 올해로 네번째 조사
[조선일보 제공] 충무로에서 가장 관객동원력이 높은 배우는 누구일까. 그 배우의 이름값만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관객수는 얼마나 될까. 배우들의 상업적 가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영화제작자와 홍보사 대표 12명에게 “△△△가 차기작에 주연으로 캐스팅되었을 때 스타 파워만으로 동원할 수 있는 관객수는 얼마나 될 것으로 예측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응답자들이 각 배우별로 자신의 추정치를 말한 결과를 산술 평균해서 20위까지 순위를 매겼다. 2002년, 2003년, 2005년에 이은 네 번째 조사. 현재까지 주연을 맡아 개봉한 작품이 1편 이상 있는 배우들이 대상이다.
송강호가 남녀 배우를 통틀어 가장 스타 파워가 큰 배우로 평가됐다. 송강호는 128만명 가량의 관객동원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작년 1위였던 장동건(116만)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흥행 최고기록을 수립한 ‘괴물’의 주연으로 진가를 드러낸 송강호는 2003년 조사에 이어 다시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 12명 중 무려 10명이 송강호가 가장 관객동원력이 높다고 말했다. 작년 순위는 2위였다.
여배우 중에서는 이영애가 91만명의 관객동원력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전 3번 조사에서 이영애는 모두 3위를 기록했다. 이영애는 작년 개봉작 ‘친절한 금자씨’ 이후 올해 출연작이 없었음에도 막강한 스타 파워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어 눈길을 끌었다. 작년 1, 2위였던 문근영(‘사랑 따윈 필요없어’)과 전지현(‘데이지’)의 올해 신작이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으로 실망을 안겨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조사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은 만만찮은 경력을 지닌 중견배우들이 높게 평가받았다는 것이다. 남녀 1위를 차지한 송강호-이영애 외에도 전도연(2위·이하 남녀별 순위) 엄정화(9위), 김혜수(11위), 황정민(8위), 이병헌(9위) 등의 30대 스타들이 작년보다 오히려 순위가 올라간 호성적을 보였다. 특히 오래도록 흥행과 인연이 없어 작년에도 20위 안에 들지 못했던 김혜수가 배역에 딱 맞는 모습을 보여준 ‘타짜’의 대성공으로 관객동원력을 새롭게 인정받으며 11위에 진입한 것이 이채롭다. 올해 중견배우들의 스타 파워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이 평가된 것은 유달리 개봉작이 많아 경쟁이 치열했던 한 해를 겪으면서 영화인들이 검증된 연기력과 안정된 흥행력을 보여온 중견배우들의 상품성에 주목한 결과로 보인다.
올 순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조인성이다. 작년까지 순위에 들지 못했던 그는 ‘비열한 거리’를 통해 영화배우로 인정받으며 단번에 5위가 됐다. 남자배우 3~5위인 조승우-강동원-조인성은 충무로의 미래를 떠받칠 든든한 재목으로 보인다. 현빈(16위), 이준기(19위)도 올해 출연작을 통해 새롭게 주목받았다.
여자배우 리스트에는 두드러진 새 스타가 없는 가운데 송혜교(14위), 최강희(19위), 고현정(20위) 등 지난 1년간 처음 영화계에 발을 디뎠거나 히트작을 내놓아 새롭게 평가받은 연기자들이 20위 안에 처음 진입했다.
올해 관객동원력이 가장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이는 배우는 권상우-강혜정이다. 작년 남자배우 3위였던 권상우는 올해 출연작들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고 최근 들어 갖가지 구설수에까지 오르면서 13위로 무려 10계단이나 떨어졌다. 작년 5위로 혜성처럼 솟아올랐던 강혜정은 올해 ‘도마뱀’의 흥행 실패 때문에 18위로 가라앉았다.
박신양, 정재영, 박해일, 임창정, 김주혁, 이정재, 유지태는 작년 20위 안에 들었다가 올해 순위권 밖으로 떨어진 남자배우들이다. 여자배우 중에서는 김정은, 염정아, 최지우, 이미숙, 한가인이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설문 응답=김미희(싸이더스FNH) 신승근(디어유엔터테인먼트) 심재명(MK픽처스) 윤숙희(젊은기획) 이보라(오락실) 이선희(래핑보아) 이승재(LJ필름) 이유진(집) 조민환(나비픽처스) 채윤희(올댓시네마) 채희승(미로비전) 허태구(두사부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