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실 다진 어도비, 내년엔 주가 상승 모멘텀 '충분'

by신하연 기자
2024.12.14 08:00:00

[주목!e해외주식] Adobe
4분기 호실적 기록…전년 대비 매출 11% 증가
내년 가이던스 하향에 주가↓…올해 수익률 -18%
"이용자 확보 집중…AI 수익 반등 시 주가 상승"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포토샵’으로 유명한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SW) 기업 어도비(티커명 ADBE) 주가가 12일(현지시간) 14% 가까이 급락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8%로, SW 기업 중에서는 가장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다양한 생성 인공지능(AI)을 도입하고 사용자 확대 기반을 다진 만큼, 본격적인 수익화가 시작될 경우 주가 상승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사진 로이터]


이번 4분기(9~11월 결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56억 1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 55억 4000만달러를 웃돌았고, 조정 주당 순이익은 4.81달러로 집계돼 역시 컨센서스 4.67달러를 상회했다.

다만 내년 가이던스를 시장 기대치보다 낮춰 잡으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어도비는 2025 회계연도(2024년 12월~25년 11월) 매출 전망을 약 234억달러, 조정 주당 순이익을 20.20~20.50달러로 예상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평균 예상치는 매출 238억 달러, 조정 후 주당 순이익 20.52달러로, 이를 소폭 하회하는 수치다.

이에 대해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어도비 생성형 AI 사업목표가 수익화보다는 사용자 기반 확대에 우선 집중하고 있으며, 첫 번째 제시하는 연간 가이던스는 통상적으로 더욱 보수적으로 산정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가장 주목하는 핵심 지표인 DM 사업부(콘텐츠 제작 툴 & 전자문서)의 2025 회계연도 연간반복매출(ARR) 성장 가이던스 11%는 예상 범주 내로,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어도비가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제시한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인 ‘파이어플라이’나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통한 추가적인 소프트웨어 제공 등 AI(인공지능) 기술의 수익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어도비는 지난 10월 연례 제품 콘퍼런스 ‘어도비 맥스 2024’를 열고 동영상 생성 AI ‘파이어플라이 비디오’(Firefly Video)의 테스트 버전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파이어플라이 비디오는 텍스트나 이미지를 이용해 영상을 생성하는 AI 모델이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생성 AI 수익화 효과가 투자자 기대감을 바로 충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생성 AI 서비스를 적용한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 커머셜 사용에서 경쟁사들과 달리 콘텐츠 저작권 리스크 없는 안정성, 제작에서 마케팅 활용에 이르는 라인업 구축과 기업용 시장에서의 높은 선호도, 낮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고려하면 주가 업사이드가 충분히 높다”고 진단했다.

고민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도비는 올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관련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며 “향후 주가는 AI를 통한 콘텐츠 수익이 본격 확대되는 시점에서 추세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트래픽 증가는 견조했다는 점도 주목할 요인으로 꼽힌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핵심 지표 개선을 확인하고 어도비에 접근할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파이어플라이가 생성한 이미지가 160억건(잔분기 120억건)을 돌파하고, 프리미어 프로 베타 유저가 10월 중순 어도비 맥스 이후 70% 증가하는 변화가 나타난 점은 고무적”이라면서 “트래픽 증가가 수익 창출로 연결되는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단기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2025년 파이어플라이가 포함된 더 높은 요금제가 출시될 것이고 이러한 패키지를 구독하는 고(高) 가입자당 평균 수익(ARUP) 이용자의 트래픽 증가세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도 어도비가 탄탄한 기존의 비즈니스에 향후 AI를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기대가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이치뱅크는 실적 발표 직후 “어도비는 현재 생성형 AI로 성공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몇 안되는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가시적인 증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번스타인도 “어도비의 기본 비즈니스는 여전히 견고하고, AI를 활용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으며, 경쟁사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해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프리스는 “어도비의 2025년 회계연도 가이던스는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명확한 돌파구가 아니었다. 동 기간 매출과 마진 가이던스는 컨센서스를 각각 하회했으며, AI 수익화 속도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AI의 주요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