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유급·제적’ 첫 언급 교육부 “동맹휴학 외 휴학 승인”

by신하영 기자
2024.10.06 14:00:00

교육부,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 발표
“휴학 사유 소명 못하면 학칙 따라 유급·제적 적용”
‘내년 복귀’ 조건 승인…“동맹휴학 아님 확인해야”
2개 학기 초과한 의대생 연속 휴학 금지 학칙 추진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육부가 수업 거부 중인 의대생에 대한 유급·제적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휴학계를 내고 휴학 사유를 소명하지 못하면 휴학 대상으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계속해서 복귀하지 않는다면 유급·제적이 불가피하다.

서울시내의 한 의과대학.(사진=뉴시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료인력을 양성하는 의과대학의 특수성을 고려해 학생들은 의대 정상화를 간절히 희망하는 환자와 국민을 생각해 책임 있는 결정을 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은 총 3단계로 추진된다. 먼저 올해 내 의대생 복귀를 최대한 설득하고, 2025학년도 시작에 맞춰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휴학을 승인한 뒤 복귀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교육과정을 정상화하겠다는 얘기다.

일단 교육부는 각 대학의 의대생들과의 개별 상담을 통해 복귀를 설득하고 복귀 시한을 정하도록 했다. 복귀자 명단 공개 등 집단행동 강요 행위에 대해서는 지금처럼 엄정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현재 휴학계를 낸 의대생에 대해서는 2025학년도 복귀를 전제로 휴학을 승인토록 했다. 다만 휴학 승인은 개별 상담을 통해 동맹휴학 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경우에 한 해 적용된다.



학칙에 따른 휴학 사유를 소명하지 못한 학생은 휴학 대상으로 보지 않고 계속해서 복귀하지 않으면 유급·제적을 적용토록 했다. 고등교육법상 휴학은 △병역 △신체·정신 장애로 인한 장기 요양 △임신·출산 및 자녀 양육 △그밖에 대학이 학칙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을 때 가능한데 이를 벗어나면 휴학 대상이 아니란 뜻이다.

특히 교육부는 개별 상담을 통해 복귀 시점을 내년 초로 명기한 경우에만 휴학을 승인토록 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5개 국립대(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전남대)의 올해 휴학 신청자는 1·2학기 합쳐 총 2661명이다. 이 중 휴학이 승인된 경우는 6.5%인 173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2488명(93.5%)는 현재 휴학 처리가 보류된 상태다.

교육부는 대학이 의대생 휴학을 승인할 땐 2024·2025학년도 교육과정 운영 계획을 수립해 보고토록 했다. 집단 유급으로 인한 교육의 질 하락을 막기 위해서다. 또한 학기(학년)별 ‘정원을 초과해 최대한 교육할 수 있는 학생 수’를 학칙에 반영, 이를 초과해 교육과정이 운영되지 않도록 학적 관리에 나설 것을 대학에 주문했다.

교육부는 “25학년도 신입생에게는 수강 신청 및 분반 우선권을 부여하고, 집단행동 강요 행위 등으로부터의 보호 조치 등 별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향후 의대생 휴학에 대한 규제 사항도 발표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학칙 개정을 통해 2개 학기를 초과해 연속 휴학하는 것을 제한하겠다는 것. 교육부는 “연속적으로 휴학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을 학칙에 추가해 의료인력의 예측 가능성 및 안정성을 제고한다”며 “단 교육을 받기 어려운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총장의 허가를 받아 휴학 연장 또는 추가 휴학 신청이 가능토록 하는 등 보완 규정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