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경축사서 러시아 '아무르강' 언급한 이유는
by원다연 기자
2019.08.15 11:20:00
文대통령, '남북러 농부가 함께 농사짓는 나라" 비전
北, 아무르주서 대규모 농장 설립 북러 농협 추진
고 정주영 회장 '소떼 방북'으로 남북교류 물꼬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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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밝힌 국가 비전에는 ‘아무르 강가’와 ‘서산’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왜 남북러 농업 협력의 예로 러시아의 아무르강과 충남 서산을 콕 집어 언급했을까.
아무르강 유역은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생전 러시아와의 농업 협력을 추진했던 지역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2011년 러시아 방문 당시 아무르강 지역을 방문해 북러 양국간 농업 분야 협력 문제를 논의했으며, 이후 실제 아무르주에서 20만ha 규모의 유휴 농지를 빌려 대규모 농장을 설립해 곡물을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특히 북한의 아무르강 유역에 대한 관심은 일대가 김정일 전 위원장의 출생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김정일 전 위원장의 출생지를 백두산으로 선전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실제 태어난 곳은 아무르강 유역에 자리잡은 하바롭스크로 알려졌다.
서산은 ‘소떼 방북’으로 남북간 교류와 경협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을 떠올리게 한다. 정주영 전 회장은 지난 1998년 두 차례에 걸쳐 소떼 1001마리를 이끌고 판문점을 넘으며 금강산 관광 사업의 물꼬를 텄다. 당시 북한으로 보내진 소들은 정 전 회장이 서산에 조성한 한우농장에서 길러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산은 또한 정 전 회장이 ‘국토를 넓혀서라도 쌀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며 간척사업을 진행했던 지역으로 남북 관계에서 정 전 회장과 농업협력의 상징적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