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위한 시진핑의 배려 “잘 들리십니까” 재차 확인

by김성곤 기자
2017.11.11 20:44:44

APEC정상회의 참석 계기 베트남 다낭서 제2차 정상회담
7월 베를린 정상회담 에피소드 의식해 文대통령 통역기 확인

문재인 대통령(사진 상)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베트남 다낭의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낭(베트남)=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1일 제2차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배려가 돋보였다.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 이날 오후 5시 37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베트낭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2차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통시통역기를 여러 차례 확인하는 재치만점의 센스를 선보였다.

먼저 모두발언에 나선 시 주석은 “문재인 대통령님, 베트남 다낭에서 APEC 정상회의에 함께 참석한 데 대해 아주 기쁘다”며 “금년 7월 우리는 베를린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후 “잘 들리십니까 여러분? 잘들리십니까?”라며 문 대통령의 통시 통역기를 확인했다. 문 대통령의 번역기가 세팅되자 “네, 좋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합니다. 문 대통령과 다시 만나 아주 기쁘다. 함께 APEC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다시 만나 의견을 교환하게 돼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7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차 한중 정상회담 당시의 에피소드를 시 주석이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제1차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시간이 촉발해 동시통역기를 사용했다. 문제는 문 대통령의 동시통역기가 고장이 나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던 것. 시 주석은 인사말을 건네던 도중에 “잘 들리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앞부분 들으셨나요? 소리가 있나요?”라고 거듭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부분을 제가 좀 못 들었다”고 말했고 회담에 배석했던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본인의 동시통역기를 문 대통령에게 신속하게 전달하면서 아찔했던 상황이 마무리된 바 있다.

다만 시 주석이 이날 모두발언 중 도입부를 반복한 것은 문 대통령의 통역기 고장이 아니었다. 문 대통령의 통역기가 세팅 중인 과정에 시 주석이 먼저 발언하면서 발생한 에피소드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