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74번째 생일 병석에서 맞아

by이진철 기자
2015.01.09 09:11:30

그룹 차원 행사없이 조용히 지나가기로
리더십 공백 장기화.. 삼성전자 실적회복 한고비 넘겨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9일 74번째 생일을 병석에서 맞았다.

1942년 1월9일 대구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재계 10대 그룹 총수 중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1922년생),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1938년생)에 이어 세번째로 고령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
이 회장은 1987년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사후부터 삼성그룹을 이끌어왔다. 1993년 29조원이었던 삼성그룹의 매출은 2013년 380조원으로 늘었고 D램 하나뿐이던 삼성의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은 20개로 늘어났다. 이 회장은 2008년 삼성 비자금 사건이 터진 후 잠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010년 3월 경영에 복귀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현재까지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병상에 있는 상태다. 이 회장은 호흡과 운동능력은 어느 정도 돌아왔지만 인지능력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회장은 하루 15∼19시간을 깨어 있는 상태로 지내고 있으며, 병실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아침저녁으로 방문해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삼성은 매년 이 회장의 생일을 기념해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사장단 부부 동반 만찬행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별도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가족들이 병실을 찾아 조촐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회장님이 편찮하시니 예년에 진행됐던 그룹 차원의 행사는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5월 이후 이 회장의 입원이 장기화하면서 삼성의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작년 3분기 삼성전자(005930)의 ‘어닝쇼크’ 이후 위기감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지난 8일 삼성전자 4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내면서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