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남도발 대비 지시…北은 '양동전략'

by김진우 기자
2014.01.19 17:43:46

北제안은 도발명분쌓기 판단
"비핵화 등 행동으로 보여야"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중대제안’과 연이은 ‘평화공세’에 철저한 대남 도발 대비를 지시한 배경은 북한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례를 살펴보면 북한은 계산된 유화 제스처를 보인 후 기습적으로 대남 도발을 자행하는 패턴이 많았다. 특히 북한이 연초 열리는 한·미군사합동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을 앞두고 도발 수위를 높여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중대제안이 대남 도발을 위한 ‘명분쌓기용’의 일환이라는 판단이다.

올해 첫 해외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인도 국빈 방문을 마치고 스위스로 떠나기 전에 “북한이 이러한 선전공세를 할 때일수록 더욱 대남 도발 등에 철저히 대비하는 철통같은 안보태세에 만전을 기하라”며 외교안보 라인 장관들에게 지시했다.

해외 순방에 동행한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가 제안한 이산가족상봉 제안에 응하지 않으며 이러한 선전공세만을 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라며 “북한이 진정한 남북대화와 평화를 원한다면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인 행동 등 진정성 있는 태도부터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북한의 중대제안을 ‘선전공세’라고 규정한 것은 최근 일련의 행동이 군사적 도발을 위한 ‘위장된 평화공세’로 보고 있는 정부 판단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더해 북한이 대남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19일 우리 정부의 ‘중대제안 거부’에도 사흘째 대남 평화공세를 이어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국방위원회가 남북간 상호 비방 및 군사적 적대행위 전면중지를 중대제안한 것에 대한 각계 반응을 소개하며 대남 공세를 펼쳤다.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남조선 당국은 우리의 성의에 얼마나 뜨거운 애국애족의 마음과 선의와 아량이 담겨져 있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무게있게 대해야 한다”며 중대제안에 대한 남한 정부의 호응을 촉구했다.

다른 한편에서 북한은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맹비난하며 경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의 진정한 속내가 무엇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이날 ‘선제공격을 위한 위험한 전쟁소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평양타격을 노리고 최대규모로 벌어지는 전쟁연습이 어떻게 ‘방어적 성격’을 띤다고 줴치는가(떠드는가)”라며 “우리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고 도발”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