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남부 산불 확산…콜로라도 뉴 멕시코 주민 대피

by뉴시스 기자
2012.06.11 10:18:34

[라포트 (미 콜로라도주)·AP=뉴시스] 미 콜로라도 주와 뉴멕시코주에서 산불이 일어나 일요일인 10일에는 건조한 기후에 바싹 마른 숲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소방대원들의 진화작업에도 불구, 불이 계속 번지자 수백 명의 주민들이 집을 버리고 대피했으며 보호 구역의 늑대들도 피난 행렬에 나섰다.

콜로라도의 산불은 포트 콜린스 서쪽 24㎞ 지점 산악지대에서 발화했으며 첫 신고가 이뤄진 지 하루만에 57㎢로 번져 약 18개의 건축 구조물들을 전소시켰다.

뉴멕시코 남부 루이도소 지역 부근의 산악지대에서 일어난 산불은 104㎢의 삼림을 태우고 있지만 산불 진화용 비행기들은 강한 바람 때문에 지상에 발이 묶여 있는 실정이다. 8일 발생한 이 불로 벌써 36개 건축물이 불탔으며 소방대원은 아직도 방화선을 구축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전소되거나 파괴된 건축물 가운데 민간인 가옥이 몇 동이나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콜로라도의 산불로 짙은 연기가 하늘을 가득 메우고 태양을 가려 한낮에도 검은 구름과 음산한 오렌지빛 노을이 가득했다. 매연이 덴버 지역까지 흘러갔고 네브래스카 중부, 캔자스주 서부와 텍사스주에서도 타는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다.

뉴멕시코의 산불은 사상 최악이었던 화이트워터 볼디 산불에 비하면 규모는 약간 작지만 일반 주거지와 가깝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라고 뉴멕시코주 산림국 댄 웨어 대변인이 말했다. 현재 루이도소 지역의 피난민 수자는 수백 명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통계는 아직 나와 있지 않다.

이 지역의 산불진화단 대변인 카렌 타카이는 짙은 연기로 발화 지역 북동쪽 8㎞ 지역의 캐피탄 지역이 큰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미 주민대피령이 내려진 지역 외에도 캐피탄과 몇 군데 지역에서 주민들의 피난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와이오밍의 건제이 주립공원에서도 산불이 일어나 15.5㎢의 숲이 전소됐으며 탐방객과 캠핑족의 긴급대피가 이뤄졌다. 유타주 남부에서도 산불 2건이 발생했지만 쌇쌀한 날씨가 진화에 도움이 되었다고 소방당국이 말했다.

콜로라도주 당국은 주민들을 향해서 1800건의 전화 대피 통지를 했지만 몇명이나 대피했는지는 불확실하다. 적십자사 대피소에 입주한 주민들은 500명 정도라고 래리머 카운티 보안관이 밝혔다.

산불로 인해 들고양이와 개들도 피난길에 나섰지만 덴버 인근의 보호구역에 있던 늑대 11마리도 대피시켰으며 19마리는 '방화 우리'란 별명의 콘크리트 지하 벙커에 남아 있다고 덴버의 KUSA_TV가 보도했다.

콜로라도주의 이번 산불은 극심한 건조 기후가 계속된 프런트 레인지 지역을 강타했다. 이 부근에선 지난 3월에도 덴버 남서쪽 40㎞ 지점의 로워 노스 포크 산불로 3명이 사망했고 20여 채의 가옥이 불타거나 파괴됐다.

산불진화용 헬리콥터 몇 대와 캐나다에서 지원한 2대를 포함한 공중급유기 8대가 산불과 싸우고 있지만 이들의 진화 속도보다 산불의 확산 속도가 더 빨라서 빠른 시간 내에 진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뉴멕시코의 산불은 링컨 내셔널 포리스트의 화이트 마운틴 지역의 가파르고 접근이 어려운 산악 지대로 번지고 있어서 1940년부터 산불 방지의 국가 상징 동물인 스모키 곰의 서식처인 이곳마저 위기에 처해 있다.